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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권이 지난 수년간 부동산 PF 부실에 대응해 부실채권 정리를 이어왔다. 대규모 매각과 상각이 진행되면서 건전성 지표도 점차 개선됐다. 다만 최근 신규 연체 부담이 나타나면서 회복세가 완전히 굳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권 내에서는 부실 관리 성과에 따라 실적 판도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주요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규모와 정리 성과, 이후 건전성 변화를 살펴보고 향후 관리 과제를 짚어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부동산PF 정리를 이어가며 자산 리밸런싱에 나섰다. 부실채권 매각 규모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감수하며 자산 정비에 속도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처분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 부담도 크게 줄었다. 그동안 부실 정리에 집중했던 자산 운용이 이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부실자산 정리를 마친 후에는 본업을 다시 확대할 계획이다.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비중을 높이고 기존 경쟁력을 활용해 시장점유율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자산 확대 과정에서는 신규 취급 여신의 선별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부실 정리를 통해 기반을 다진 한투저축은행이 다시 성장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손실 감수 단행, 대출채권 정리 속도 높여 한투저축은행은 2023년 이후 대출채권 매각을 확대하며 부실자산 정리에 속도를 냈다. 특히 매각원금 규모가 해마다 커지면서 정리 강도도 점차 높아졌다. 지난해 매각한 대출채권 원금은 3422억원으로 전체 대출채권의 5.3%에 달했다. 여신 내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약 65%로 높은 편이어서 부동산 시장 변화에 따른 건전성 영향이 큰 구조다.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만큼 관련 자산을 조정하는 게 주요 과제가 됐다.
대출채권을 처분하면서 손실 부담도 적지 않았다. 장부금액은 2457억원이었지만 실제 매각금액은 2180억원에 그쳤다. 이미 965억원의 충당금이 반영된 상태에서도 280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12억원으로 급감한 데에도 충당금 선제 적립과 보수적인 자산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자산 정리를 서두르면서 수익성 저하를 감내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정리 노력에도 건전성 부담은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NPL이 7542억원으로 확대돼 NPL비율도 처음으로 11.61%까지 높아졌다. 부동산PF 부실률이 2%대로 낮아졌으나 익스포저가 가장 큰 부동산업에서 20%를 돌파한 영향이 컸다. PF 부실은 진정됐지만 부동산 관련 여신 전반의 건전성 부담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대출채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신규 부실이 발생하며 정리 효과가 상쇄됐다.
PF 부실은 일시에 털어내기보다 회수 가능성과 절차를 감안해 단계적으로 정리해 왔다. 한투저축은행은 2024년부터 PF 자산을 순차적으로 정리했으며 법적 절차가 수반된 자산 회수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고정여신은 5587억원, 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은 1955억원으로 모두 전년보다 늘었다. 손상도가 높은 여신이 증가한 만큼 개별 사업장의 회수 성과가 건전성 개선 속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법적 절차가 필요한 자산까지 포함되면서 PF 부실 해소에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리 성과 나타났지만 잠재부실 부담은 남아 올해 상반기에는 그동안 이어진 부실 자산 증가세가 꺾였다. NPL은 지난해 말보다 10% 줄어 6767억원으로 낮아졌고 NPL비율도 10.76%까지 개선됐다. 특히 추정손실 여신이 41% 감소하면서 손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계의 자산이 크게 축소됐다. 부실자산 정리가 진전되면서 건전성 지표에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한투저축은행이 2026년을 구조적 회복 기반을 다지는 전환기로 보고 있는 배경에도 이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매각 조건도 상반기 들어 개선됐다. 매각원금 1352억원에 대한 장부금액은 791억원이었지만 실제 매각금액은 822억원으로 장부가를 웃돌았다. 그간 처분손실이 처분이익을 크게 웃돌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매각 자체에서 3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과거와 달리 부실채권 처분 과정에서 장부가 이하의 가격 부담이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회수 여건이 개선되면서 자산 정리에 따른 수익성 부담도 낮아졌다.
다만 NPL 축소만으로 건전성 부담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요주의 여신은 6389억원으로 12% 늘면서 NPL과 합친 잠재부실 규모가 1조3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요주의 여신의 경우 향후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잔액은 3717억원으로 감소해 잠재적인 손실에 대비한 완충 수준도 다소 저하됐다. 부실자산의 규모보다 향후 건전성 분류가 어떻게 이동하는지가 중요해진 시점이다.
한투저축은행의 부실자산 정리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향후 부동산PF 중심으로 본업을 다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비중을 높이고 기존 경쟁력을 활용해 시장점유율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다만 자산 확대에 나서는 만큼 신규 취급 여신의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축소에 초점을 맞췄던 영업을 다시 키우는 과정에서 성장과 건전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