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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 라퀄리아 투자 '양날의 검' 주가 하락 리스크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위해 2년 연속 투자, 손상차손 반영 우려

이기욱 기자  2026-09-11 08:23:08
HK이노엔에 있어 일본 신약개발 관계사 라퀄리아는 주력 제품 케이캡의 원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했다는 점 외에도 신약개발 파트너라는 주요 입지를 갖고 있는 핵심 자산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투자를 늘리며 라퀄리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재무적으로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라퀄리아의 주가가 지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새롭게 라퀄리아가 관계기업으로 편입되면서 당장의 주가 하락이 장부가에 영향을 주는 건 없다. 하지만 주가 침체가 장기화되면 대규모 평가손실을 한번에 털어내야 하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라퀄리아 지분율 15.9%, 주가는 발행액 대비 39.5% 하락

HK이노엔은 작년 4월 라퀄리아 지분 259만2100주를 처음 취득했다. 작년 12월에는 테고프라잔(한국 품목명 케이캡)의 일본 사업권 라이선스 계약을 라퀄리아와 체결했고 올해 1분기 중 155만5900주를 추가로 인수했다.

누적 보유 주식 수는 414만8000주 지분율은 15.9%까지 늘어났다. 누적 투자 원금은 약 235억원 규모다. HK이노엔이 보유한 여러 소수 지분 투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분 추가 매입과 함께 회계 처리 방식도 바뀌었다. 지분율은 20% 미만이지만 이사회 구성원 일부를 선임할 수 있어 유의적 영향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분법 적용 대상으로 재분류했다.

라퀄리아는 일본 화이자 제약의 나고야 연구소 출신 연구진이 2008년 설립한 신약개발 기업이다. 2010년 당시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에 케이캡 후보물질을 이전한 원 개발사다. 케이캡의 원천 IP를 갖고 있기도 하다.

HK이노엔은 라퀄리아를 통해 케이캡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데 더해 후속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2년 연속 100억원이 넘는 지분 투자를 이어간 것도 이 대문이다.
출처: 도쿄증권거래소

하지만 라퀄리아의 기업가치는 HK이노엔의 추가 투자 이후 하락하는 중이다.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라퀄리아의 주가는 작년 12월 8일 최근 1년 내 최고가인 1429엔 기록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7월 29일에는 최고점 대비 68.3% 낮은 453엔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이후 소폭 반등하기도 했으나 9월 10일 종가 기준 549엔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고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HK이노엔이 참여한 1월 유상증자 발행액 907엔과 비교해도 39.5% 낮아진 가격이다.

◇관계기업 재분류, 장부가 영향 없어…중장기 침체시 재평가 불가피

라퀄리아 주가하락이 HK이노엔의 장부에 당장 반영되지는 않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라퀄리아 지분은 단순 투자로 분류돼 매 분기 시가로 평가됐지만 1분기 이뤄진 관계기업 재분류로 인해 평가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관계기업이나 종속기업이 아닌 지분증권의 경우 원칙적으로 매 보고기간 공정가치로 즉시 재측정되지만 관계기업은 곧바로 조정되지 않는다. 관계기업 투자를 단기 시세차익이 아니라 장기적 사업 관계로 보기 때문이다.

피투자회사의 순자산 변동에 대한 지분율만큼만 조정된다. 주가 하락에도 올해 3월 말과 6월 말 라퀄리아의 장부가액은 모두 306억원으로 동일하다.

출처: HK이노엔 반기보고서

만약 주가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지분법 손상평가를 통해 손상차손을 한꺼번에 장부에 반영해야 할 위험은 남아 있다. 시가 하락이 뚜렷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까지 이를 방치하면 재무제표가 실제 가치 하락을 제대로 담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별도의 손상검사가 이뤄진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028호 '관계기업과 공동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에 대해 매 보고기간마다 손상 징후가 있는지 검토하도록 요구한다.

상장된 피투자회사의 시가가 취득원가나 장부금액을 유의적으로 밑돌거나 그런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을 객관적인 손상 징후로 본다. 이런 징후가 포착되면 '회수가능액'을 별도로 산정해 장부금액과 비교해야 하고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못 미치면 그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한꺼번에 인식해야 한다.

라퀄리아 주가는 HK이노엔의 2차 증자 참여가격 대비 약 6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유의적이고 지속적인 하락'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손상차손이 새롭게 발생할 수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라퀄리아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가능성 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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