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SP삼화가 올 2분기 본업의 수익성 회복을 발판으로 현금 곳간을 다시 채웠다. 전분기 운전자본 부담으로 악화된 현금흐름이 유입으로 돌아선 데다 외부 차입도 병행해 유동성을 강화했다. 특히 현금성자산이 불어난 속도가 차입금보다 빨라지면서 순차입금이 줄어 재무 부담이 줄었다.
차입금의 만기 구조도 짧아졌다. 금리 방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장기간 금리를 확정하기보단 차입 기간을 짧게 가져가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택했다. 다만 단기성 차입 비중이 높아진 만큼 SP삼화는 향후 1년 안에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할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NCF 235억 순유입…1분기 적자 만회
SP삼화는 올 2분기 손익 개선과 운전자본 부담 완화, 투자 지출 축소가 맞물리면서 유동성이 회복됐다. 본업에서 다시 현금이 창출되면서 매입채무 증가로 연결돼 자금 유출을 상쇄했다. 특히 전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줄었던 현금성자산도 빠르게 확충되면서 재무 대응력을 강화했다.
챗GPT를 활용한 이미지.
실제 실적 반등이 현금흐름 회복의 출발점이 됐다. SP삼화는 올 2분기 매출 1775억원을 거둬 전분기 대비 23%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18억원에서 138억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0억원에서 96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26%에서 7.75%로 상승했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흑자로 돌아섰다. SP삼화의 NCF는 올 1분기 60억원 순유출에서 2분기 누적 235억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각각 102억원, 158억원 늘었지만, 매입채무가 287억원 증가해 자금 부담을 상쇄했다. 이에 운전자본투자 규모는 1분기 147억원에서 2분기 106억원으로 줄었다.
현금흐름 개선은 현금 곳간 확대로 연결됐다. 올 상반기 말 SP삼화의 현금성자산은 894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605억원 대비 289억원 늘었다. 자본적지출(CAPEX)을 조절한 점도 유동성 확충을 뒷받침했다. 실제 SP삼화는 올 1분기 CAPEX 50억원을 2분기 25억원으로 줄였다.
◇순차입금 828억으로 축소…단기성 비중 90%
SP삼화는 올 2분기 외부 조달을 늘리면서 총차입금은 늘었지만 현금성자산이 더 빠르게 늘며 순차입금은 오히려 줄었다. 다만 장기차입금이 대거 만기가 1년 이내로 도래하면서 유동성장기부채로 전환돼 상환 부담이 커졌다. 아울러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도 소폭 악화됐다.
실제 올 2분기 말 SP삼화의 총차입금은 1723억원으로 전분기 말 1539억원 대비 184억원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단기차입금이 1023억원에서 1109억원으로 늘고, 장기차입금도 100억원 새로 조달했다. 운전자본 수요에 대응하고 현금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을 병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순차입금은 오히려 줄었다. 현금성자산이 올 1분기 말 605억원에서 2분기 말 895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933억원에서 828억원으로 줄었다. 외부 차입을 늘려 확보한 자금을 소진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유한 데다 영업현금 유입까지 더해진 결과다.
차입금 만기 구조는 짧아졌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올 1분기 말 1064억원에서 상반기 말 1551억원으로 늘었다. 장기차입금 408억원이 유동성장기부채로 대체된 영향이다. 단기성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69.1%에서 90%로 상승했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도 악화됐다. SP삼화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말 89.1%에서 상반기 말 98.4%로 높아졌다. 동시에 차입금의존도도 24.1%에서 24.9%로 상승했다. 유동비율은 같은 기간 143.2%에서 126.5%로 낮아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총차입금 확대와 단기성 차입 비중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 재무 구조가 본질적으로 개선됐다고 단정하긴 이르다"며 "SP삼화가 향후 현금창출력을 유지해 유동 안정성을 지키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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