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캐시플로 모니터

현대오토에버, 금융상품 775억 회수…투자재원 '재배치'

유형자산 투자 527억 유지·무형자산 취득 60% 감소…차입 없이 6000억대 유동성

김정훈 기자  2026-09-18 07:41:3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현대오토에버가 보유 유동성을 활용해 투자재원을 운용하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둔화한 가운데 단기금융상품 일부를 회수하고 투자 분야별 자금 배분에도 변화를 줬다.

유형자산 투자는 유지하고 무형자산 취득은 줄이는 등 별도 차입 없이 자금을 운용했다. AI·SDV 등 성장사업이 확대되는 만큼 보유 유동성을 어디에 배분할지가 관건이다.

◇외형 성장에도 영업현금 둔화…금융상품 775억 순회수

현대오토에버는 올 상반기 매출 2조1864억원, 영업이익 11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6%, 3.4% 증가했다. 본업의 외형 성장세가 이어졌다. 반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은 둔화했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2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도 1053억원에서 370억원으로 줄었다. 법인세 납부액은 오히려 344억원에서 295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현금 둔화에는 운전자본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1조532억원에서 올 6월 말 1조668억원으로 136억원 증가했다. 미청구공사도 1499억원에서 1852억원으로 353억원 늘었다. 반면 매입채무는 4967억원에서 4060억원으로 908억원 감소했다.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의 증가는 영업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매입채무 감소 역시 현금 유출 요인이다. 초과청구공사는 같은 기간 2025억원에서 2310억원으로 285억원 증가했다. 이는 현금흐름 부담을 일부 상쇄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영업현금 유입이 둔화한 가운데 현대오토에버는 단기금융상품에 배분했던 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상반기 단기금융상품에서 2536억원을 회수했다. 새로 취득한 금액은 1760억원이다. 순회수 규모는 약 775억원이다. 이에 따라 단기금융상품 잔액도 지난해 말 5036억원에서 올 6월 말 4260억원으로 감소했다.

단기금융상품 순회수에 힘입어 투자활동현금흐름도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2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9억원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금융상품에 배분했던 자금 일부를 회수하면서 가용 재원을 늘렸다.


◇유형 CAPEX 527억 유지…차입 없이 6000억대 유동성

사업 관련 투자에서는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흐름이 엇갈렸다. 유형자산 취득액은 지난해 상반기 523억원에서 올해 527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기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무형자산 취득액은 같은 기간 429억원에서 170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율은 60.3%에 달한다.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액을 합하면 지난해 상반기 952억원에서 올해 697억원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26.8%다. 전체 유·무형자산 취득 규모는 감소했다. 다만 유형자산 투자는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 분야별로 자금 배분에 차이를 둔 모습이다.

투자 외에도 배당과 리스부채 상환 등에 자금이 투입됐다. 지배기업 소유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지난해 상반기 488억원에서 올해 521억원으로 늘었다. 리스부채 상환에는 345억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877억원의 현금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15억원보다 유출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사채 원리금 상환에도 504억원을 사용했다. 올해는 관련 지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투자와 배당을 이어가는 동안 별도의 차입을 통한 현금 유입은 없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3011억원에서 올 6월 말 2398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액은 613억원이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4260억원을 더하면 6월 말 기준 보유 유동성은 6658억원이다. 지난해 말 8047억원보다는 줄었다. 다만 여전히 6000억원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에는 현대차그룹의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이 자금 운용의 변수로 꼽힌다. 관련 성장사업이 확대되면서다. 현대오토에버는 차량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클라우드와 제조 정보기술(IT), 로보틱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기아와 1381억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통합 구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룹의 AI 인프라 확대가 현대오토에버의 실제 사업 기회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성장사업의 외형이 커질수록 관련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상반기에는 금융상품 일부를 회수하고 투자 항목별 자금 배분을 조정했다. 별도 차입 없이 유형자산 투자를 유지하고 배당도 이어갔다. 향후 AI·SDV 관련 사업 확대에 따라 투자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6000억원대 유동성과 본업에서 유입되는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자금 운용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AI와 SDV 등 미래사업을 확대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IT 인프라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현대오토에버 역시 성장사업 확대와 투자 시기를 고려한 자금 배분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