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를 노리는 무신사가 매출채권, 재고자산의 지속적인 증가로 올해 상반기 상당한 규모의 운전자본이 누적되고 있다. 사업 확대 등에 따른 결과로 이에 비례해 각종 인건비, 운반비 등도 증가해 전반적인 이익률이 과거 대비 훼손되는 추세다.
하지만 앞선 운전자본 확대에도 무신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되려 개선됐다. 선수금 규모가 대폭 늘어 실제 유입되는 현금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진행 중인 재무적투자자(FI)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보통주 전환까지 마무리되면 무신사의 올해 현금흐름 지표는 이전 사업연도 대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프라인 등 공격적인 사업 확대, 재고·매출채권 확대 견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제출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말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선급금 규모는 총 48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말과 지난해 말 기록했던 3701억원, 3954억원 대비 약 1000억원 많은 규모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도 300억원 가까이 늘었다.
1년 반 사이 무신사의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본격적인 IPO 채비와 이를 위한 공격적인 사업 확대 영향이 크다. 무신사는 기존 온라인 플랫폼에서 벗어나 최근 무신사 스탠다드 등 오프라인 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여왔다. 이와 더불어 유즈드 등 중고 거래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기업가치 증대에 몰두 중이다.
특히 무신사 스탠다드 등 PB 브랜드 확장에 집중했던 만큼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오프라인 사업 외형 확대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망 진입에 따라 관리, 보유하는 제품 및 상품 규모도 커지면서 재고자산 보유 규모와 매출채권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손익구조를 비교하면 사업 확대 등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두드러진다.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판관비는 46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무신사의 판관비 규모는 3390억원 수준이었는데 1년 새 36%나 증가했던 셈이다. 사업 및 관리 인력 확대에 따른 인건비와 운반비, 감가상각비 증가가 합쳐진 결과다.
같은 기간 무신사의 매출도 6705억원에서 8217억원으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22.5%에 그쳐 판관비 증가율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신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23억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 대비 11%가량 감소했다. 전체적인 외형 자체는 늘었으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이익률은 훼손됐던 셈이다.
◇올해 상반기 말 영업활동현금흐름 800억 이상 플러스 다만 사업 확대로 인한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의 전반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말 무신사의 순운전자본 규모는 193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26억원 감소했다. 최근 2개 사업연도 동안 무신사의 순운전자본 규모는 3000억원 내외를 꾸준히 유지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유독 크게 감소했던 셈이다.
무신사의 순운전자본 감소의 배경은 주로 선수금의 규모 확대에서 비롯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선수금은 217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000억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재고자산, 매출채권 역시 증가하긴 했지만 선수금의 증가폭이 훨씬 컸던 셈이다.
선수금은 아직 제공하지 않은 서비스나 제품·상품에 대한 대가를 고객사로부터 미리 받았을 경우 계상되는 계정이다. 대가를 미리 받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유동부채로 기록되지만 서비스나 제품·상품을 제공하면 매출로 인식된다. 별도 이자 등도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착한 부채'로도 불린다.
매출로는 잡히지 않지만 선수금은 현금을 미리 받은 형태인 만큼 기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올해 상반기 말 무신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46억원 플러스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기록했던 719억원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다.
무신사는 IPO 채비에 나서며 FI들과 RCPS의 보통주 전환도 진행 중이다. RCPS는 상환, 전환권을 함께 가진 종류주식으로 통상 상장 전 보통주로 전환된다. 무신사가 부채로 인식해온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해당 금액은 자본으로 재분류된다. 향후 RCPS 관련 이자비용이나 평가손익 부담이 줄어 순손익 변동성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선 RCPS 보통주 전환 효과와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 등을 고려하면 IPO를 앞둔 시점에서 무신사의 올해 재무구조와 현금흐름 지표는 이전 사업연도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IPO 시 기업가치 평가에서 참고되는 주요 재무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무신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62억원 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