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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기업 전략 점검

하이트진로홀딩스, 자회사 지분가치의 30%…밸류업 카드 고심

PBR 0.31배·차입금 6377억…배당수익 의존도 높아 저평가 장기화

유영진 기자  2026-11-04 15:56:45

편집자주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며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하고 나섰다. 저평가 배경에는 낮은 자본효율성과 성장 정체, 소극적인 주주환원,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더벨은 산업계 전반의 저PBR 원인을 분석하고 주요 기업의 대응 전략과 시장의 재평가 가능성을 짚어본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시가총액이 하이트진로 지분가치의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1배로 업종 하위권이다. 높은 차입 부담과 자회사 배당에 의존하는 수익구조가 저평가 배경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배당정책을 포함해 실행 가능한 주주환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병행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2만4800원에서 7430원으로…보유 지분가치와 벌어진 몸값

한국거래소가 2일 공표한 저PBR 기업 명단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의 PBR은 0.31배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필수소비재 업종 하위 25% 기준값인 0.38배를 밑돌았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주가는 코로나19를 전후로 큰 폭으로 올랐다. 자회사 하이트진로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되면서 6400원대였던 주가는 약 2년 만에 2만48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3일 종가 기준 7430원까지 떨어졌다.
출처: 네이버증권

하이트진로홀딩스는 2008년 인적분할을 통해 주류사업을 분리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주요 자회사인 하이트진로를 통해 소주와 맥주사업을 지배하고 있다.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 등이 지주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유 지분가치와 비교하면 저평가가 두드러진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 보통주 3567만225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50.86%다. 지난 3일 하이트진로 종가인 1만6080원을 적용하면 지분가치는 약 5736억원에 달한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시가총액은 1724억원으로 보유한 하이트진로 지분가치의 30% 수준에 그친다. 국내 지주사에서 나타나는 자회사 지분가치 대비 할인 현상이 하이트진로홀딩스에서도 확인된다.

◇배당수익 80%가 이자·주주환원에…차입금 부담 지속

저평가 배경 중 하나는 지주사의 높은 차입 부담이다.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부채총계는 6399억원으로 이중 차입금이 6377억원에 달한다. 전체 부채의 99.7%가 이자를 부담하는 차입금으로 구성된 것이다.

차입금 부담을 감당할 수익은 자회사 배당에 집중돼 있다. 올해 상반기 별도 영업수익 280억원 가운데 배당금수익은 251억원으로 전체의 89.6%를 차지했다. 로열티 수익은 28억원으로 비중은 10.1%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이자 지급액은 122억원으로 배당금수익의 48.7%에 달했다. 주주 배당금 지급액 77억원까지 합치면 총 199억원으로 배당금수익의 79.3%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는 배당금수익이 252억원으로 이자 지급액(256억원)에도 못 미쳤던 만큼 자회사에서 받은 배당금 대부분이 금융비용과 주주환원에 쓰이는 구조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재무 여력은 핵심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의 실적과 현금창출력에 좌우된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베트남 생산시설 구축 등 해외사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배당과 투자 재원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회사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지주사의 주주환원 확대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주사도 밸류업 검토…주주환원 확대 여력 관건

하이트진로그룹은 배당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을 이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안정적인 현금배당과 해외사업 확대를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앞서 수립한 2025~2027년 배당정책에서는 별도 당기순이익에서 비경상적 손익을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배당성향 25%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역시 현금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배당금 지급액은 77억원으로 전년(120억원) 대비 36.3% 감소했다. 자회사에서 유입되는 배당금이 줄어든 가운데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 규모도 축소됐다.

회사는 이번 저PBR 기업 선정과 관련해 별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배당정책을 포함해 실행 가능한 주주환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자회사 배당에 의존하는 수익구조와 차입금 부담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지주사 특성상 자회사 지분가치 대비 주가 할인 폭이 큰 점 등을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적인 계획 수립보다는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구체적인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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