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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악화에 신탁사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사업을 위해 빌린 PF 대출 부실화 문제는 시행사와 신용보강에 나선 시공사만의 고민이 아닌 탓이다. 중소형 시공사에 책임준공확약 상품을 제공해 온 신탁사로도 재무 부실 불씨가 옮겨붙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국내 주요 부동산신탁사의 우발부채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유동성 등 재무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유지하던 교보자산신탁은 2019년 변곡점을 맞았다.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신탁 책임준공형 관리형 신탁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3년간 주택 시장 상황도 급변했다. 고수익·고위험 사업을 늘려온 교보자산신탁의 자산건전성 지표도 저하되는 추세다. 다만 리스크를 방어할 만한 자본력은 아직 있다는 평가다. 올해 선별 수주 및 사업장 관리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고정이하자산 비율 증가, 리스크 관리 필요성 대두10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19%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40%를 웃도는 상위 6개사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다만 고정이하자산 비율의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다. 2020년 말 29.8%에서 2021년 말 2.5%까지 떨어졌다. 다시 3분기 만에 16%포인트가량 오른 셈이다.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신탁사 자산건전성을 대표하는 지표다. 통상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 중 고정이하자산은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교보자산신탁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발을 넓히면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2019년 7월 교보생명 100% 자회사로 전환된 후 차입형 토지신탁 및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렸다.
바뀐 사업 기조는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추이에서 드러난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차입형 토지신탁 추진을 위해 고유계정에서 빌려준 사업비다. 분양대금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019년 말까지 전무했다. 2020년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가 처음으로 계상되면서 신탁계정대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도 쌓이기 시작했다.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3분기 말 96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말 10억원, 2021년 말 230억에 불과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진출 약 3년 만에 신탁계정대가 10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선 모양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교보자산신탁의 외형 성장에 발판이 됐다. 고위험 사업인 만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 경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시점에서 대금 회수 지연 가능성 등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낮은 부채비율과 우수한 자본력, 재무완충력 충분재무완충력은 충분하다고 평가 받는다. 차입부채가 없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도 300억원대 수준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교보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17%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21.4%에서 추가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교보자산신탁의 부채비율은 2019년 말 29.4%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차입부채가 없이 퇴직급여부채와 충당부채 등 기타부채만 보유하고 있다.
자본력도 우수하다. 같은 기간 교보자산신탁의 현금 및 예치금은 320억원으로 나타났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75억원, 예치금 24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신탁계정대 3분의 1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