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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유동성 관리 돌입한 배경은

첫 선순위 공모채 1000억 발행, 만기 구조 '단기→장기' 추진

박규석 기자  2023-03-14 15:43:16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현대차증권이 유동성 관리를 위해 만기 구조 재편에 나선다. 단기 차입 중심에서 장기물 형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공모채를 발행했으며 전문 인력 보강을 통한 중장기적인 자금관리 강화 등도 꾀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자금 조달을 위해 선순위 공모채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8년 5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기업어음증권과 전자단기사채, 사모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2018년 1300억원(6년물 500억, 7년물 800억)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지만 이는 변제 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후순위채였다.

◇유동성 리스크 대응 총력

지난 10일 선순위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1000억원이다. 세부적으로는 500억원씩 각각 2년물(현대차증권 1-1)과 3년물(현대차증권 1-2)이다. 신용등급은 AA-를 받았고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번 공모채 발행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조달 자금이 단기 채무 상환에 사용된다는 점이다. 3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전자단기사채 등의 규모는 1000억원이다. 현대차증권은 만기일에 맞춰 관련 자금을 순차적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 역시 이번 상환을 계기로 만기 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동성을 안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는 부족한 유동성의 보강보다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채비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유동성 대비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관련 리스크에 대한 대응도 일정 수준 고려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현대차증권이 은행 등과 맺은 차입약정 규모는 7650억원으로 대체자금조달 능력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유동성비율(3개월 만기 기준)은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120.8%다. 금융당국의 규제기준인 120% 이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유동성자산에서 유동성부채를 뺀 유동성 갭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동상자산(3개월)은 6조1824억원으로 유동성부채(3개월)5조1175원을 제외하면 약 1조원 규모다. 2021년말 기준 1조4000억원 규모에서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우발부채 규모를 추가로 고려하더라도 유동성 관리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우발부채의 경우 2022년 9월 말 기준 잔액은 8559억원이다. 자본 대비 비율은 69.6%로 자본 대비 100% 이내에서 관리 중이다.

◇자금담당 충원 '조달·운용' 강화

현대차증권이 만기 구조 개편과 유동성 확보 등에 힘쓰기 시작하면서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도신규 전무의 역할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통상 만기가 길면 금리도 내려가는 만큼 도 전무는 향후 이자비용 절감에 역량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만 놓고 보더라도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다. 상환 예정인 기업어음증권 등의 금리는 최소 5.53%에서 최대 6.51%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한 2년물과 3년물 회사채의 경우 각각 4.8%와 4.9%에 발행됐다.

앞으로도 만기가 도래하는 전자단기채권 등을 회사채로 상환할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는 비용절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3월부터 6월까지 1조589억원 규모의 CP와 단기사채의 만기가 돌아온다. 현대차증권과 신용등급이 같은 신용등급 AA- 이상 15개 증권사의 전체 규모는 18조4708억원이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계획 중인 유동성 강화 등을 위해 재무조직 내 전문 인력도 보강한다. 현재 자금담당 직원을 채용 중에 있으며 주요 업무는 자금조달과 운용, 자금기획 등이다. 유가증권과 외화자금 입출금 관리도 포함된다.

현대차증권의 재무조직은 경영분석팀과 재무팀, 회계팀, 결제업무팀으로 구분되며 자금담당은 재무팀에 속한다. 이 같은 재무조직은 올해 신임 CFO로 중용된 도신규 전무가 이끈다.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도 전무는 1967년생으로 현대차에서 재무 전문가의 역량을 쌓았다. 지난 2012년 현대차 재무관리실 이사에 올랐다.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경영관리실 상무와 재경사업부장 전무를 지냈고 이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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