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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글로벌·관광업' 확장 속 강화된 IR

매출 1조 클럽 목표, 장재성 부사장 '정보 공개 확대' 추진

박규석 기자  2023-04-21 1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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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삼양식품이 매출 1조를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주력인 면스낵 제품을 활용한 글로벌 공략과 국내 관광업 활성화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사업 확장이 가속화될 예정인 만큼 경영 상황 등을 외부 공개하는 IR조직의 강화도 꾀하고 있다.

◇사업 확장 원동력 '밀양공장·삼양목장'

삼양식품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매출의 경우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해외 판매에 힘입어 2017년에 4500억원을 돌파한 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22년에는 연결 기준으로 9090억원을 거둬들이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42% 증가한 실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수년간 노력해 온 해외시장 개척의 효과가 두드러졌다. 2019년에 설립한 일본 현지법인과 더불어 2022년부터 영업활동이 본격화된 미국과 중국법인의 실적이 주효했다. 그 결과 전체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6054억원이며 이는 2021년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인 6420억원과 유사한 실적이었다.


이러한 해외 실적을 토대로 삼양식품은 올해 '매출 1조 클럽'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해외법인 설립과 브랜드 확장,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골자로 해외시장 개척과 내수시장 내실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삼양식품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일 수 있는 배경에는 2022년 5월에 준공된 밀양 신공장이 녹아있다. 총 2400억원이 투입된 밀양공장은 연간 최대 6억개 라면을 생산할 수 있으며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하는 게 특징이다.

관광업 활성화를 통한 사업 다각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보유 중인 삼양목장과 연계한 관광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양식품은 지난 3월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부동산 투자·건설·임대·관리·중개·개발·분양 및 판매업과 관광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1972년 2월 설립된 삼양목장은 현재 대규모 초지를 활용해 유기농원유를 생산하고 관광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목축업에 대한 원가 상승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수익성은 하락한 상태다. 삼양목장을 활용한 관광업 활성화는 기존 적자 사업에 새 동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IB 출신 장재성 부사장 'IR 조직' 재정비

국내외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는 삼양식품은 이와 관련된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기존 주주와 더불어 신규 투자자에게 현재 경영 정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종의 주주친화 정책인 동시에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외부자금 조달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이러한 작업은 투자은행(IB) 출신인 장재성 대표이사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약 20년간 재무와 회계, 투자 등의 전문성을 쌓은 인물인 만큼 자금의 조달과 관리, 투자자 네트워킹 등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에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이 따로 없는 삼양식품에서 실질적인 곳간지기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장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건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컴퓨테이션 공학석사를 받았다. 1996년 KEB하나은행을 시작으로 투자자문회사인 케이클라비스홀딩스 대표와 IBK투자증권 M&A PE본부장(상무) 등을 거쳐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전무)으로 입사했다. 지난 2021년 12월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가 삼양식품에서 주도한 업무 중 하나는 IR조직의 강화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무를 세분화하는 동시에 직원 수도 일정 수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자 등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도 힘썼다.

그 결과 삼양식품은 2021년 12월 창립 후 처음으로 진행한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공모채 5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5배인 2500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삼양식품은 75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게 됐고 관련 자금은 밀양 신공장 건립에 활용됐다.


장 부사장은 회사채 발행 이후로도 기관 투자자 등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와 같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 기조라면 외부자금 조달을 위해 추가적인 공모채 발행 등이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그의 의지는 현재 진행 중인 채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IR조직에 필요한 인원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IR과 공시를 담당하는 인력의 채용으로 주요 업무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대상 IR 커뮤니케이션이다. 공시 관련 제반 규정 검토 등 공시 업무와 투자자 배포 자료 작성 등도 함께 담당한다.

이사회 운영을 담당할 직원도 함께 모집 중이다. 이는 삼양식품의 IR조직이 이사회 관련 업무까지 함께 맡고 있어서다. 주요 업무는 주총과 이사회, 이사회 내 소위원회 운영 제반 업무와 지배구조 관련 평가 대응, 중점 과제 기획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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