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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포트폴리오 리밸런스

두 달 빨라진 SK쉴더스 매각…'빛 발한' 엑시트 전략

①7~8월경 4100억 이상 자금유입, 잔여 4500억 연 7%로 운용

원충희 기자  2023-06-27 16:33:17

편집자주

SK그룹의 ICT 전문 투자형 중간지주회사 SK스퀘어가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진행 중이다. 기존 투자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실었다. 자본시장을 활용한 재무전략의 고수인 SK의 투자지주사답게 엑시트에서도 뛰어난 감각을 발휘했다. SK스퀘어의 엑시트 전략과 투자성과 등을 점검한다.
SK스퀘어의 최대 엑시트(투자금 회수) 플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SK쉴더스 지분 매각이 당초 예상보다 두 달 정도 빨라지면서 7~8월경에 41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잔금 4500억원은 향후 2년 내 7% 이자율이 적용, 유입될 예정이다.

SK쉴더스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ADT캡스를 비롯해 보안 관련 IT 계열사들을 합쳐 상장(IPO)을 위한 몸 만들기에 열중했던 회사다. IPO는 중단됐지만 지분 매각과 공동경영이란 묘수를 통해 출구를 마련했다. SK그룹 특유의 뛰어난 자본시장 감각이 빛을 발한 딜이다.

◇잔금 4500억 대여로 추가수익 확보

SK스퀘어가 지분 63.1%를 보유한 SK쉴더스의 일부 매각 종결일이 기존 9월 19일에서 7월 20일로 2개월 앞당겨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정부 인허가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 결과다.

SK스퀘어가 갖고 있는 SK쉴더스 보통주 전량을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에 넘기고 그 대가로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의 보통주(4790만3598주, 지분 63.1%)를 취득한다. 이때 취득한 보통주 가운데 2187만273주(지분 28.8%)를 소테리아비드코(Soteria Bidco SCSp)에 매각하는 구조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

매각대금은 8646억원, 이 중 4146억원은 처분 예정일에 받고 잔금 4500억원은 소테리아비드코에 대여금 형태로 둬 2년 후에 받기로 했다. 여기에 연 7%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단순 계산할 경우 연간 315억원의 이자수익이 나온다.

딜이 완료된 후 SK쉴더스는 SK스퀘어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가 된다. SK스퀘어→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SK쉴더스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분 인수자인 소테리아비드코의 모회사 EQT파트너스는 SK스퀘어 보유 지분 중 28.8%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 36.9%를 약 2조원에 인수한다.

또 신주를 추가 취득해 지분을 68%까지 늘려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른다. SK스퀘어의 잔여지분 32%로 2대 주주로 남는다. SK스퀘어로선 지배력을 잃지만 공동경영을 통해 사업 연계성을 계속 유지하는 형태의 딜이다.

◇IPO 차질에도 '엑시트' 우회로 열어

SK쉴더스는 SK스퀘어가 SK텔레콤에서 분리되기 전부터 IPO를 위한 몸 만들기에 역량을 기울였던 투자 포트폴리오다. 그 시작은 SKC 사내벤처로 설립된 인포섹코리아가 2000년 6월 분사한 SK인포섹으로 정보보호서비스와 컴퓨터시스템 통합자문·구축 등 사이버보안 분야에 특화됐다.

SK인포섹은 2020년 12월 무인경비업 및 인력경비업을 영위하는 ADT캡스의 모회사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을 흡수합병했다. 1년 후인 2021년 3월에는 자회사가 ADT캡스 역시 흡수합병하면서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 양쪽을 겸비한 종합 보안업체로 거듭났다.

SK쉴더스는 현재 전국 68만개 상업용 업무시설을 관리하고 있으며 100개 이상의 중앙 모니터링와 보안관제 센터를 운영 중이다. 아직은 물리보안 매출 비중이 높지만 무인화 종합보안 서비스 '세이프티앤케어(Safety & Care)' 분야가 남다른 성장률을 보이면서 경쟁사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성을 드러냈다.

다만 IPO로 가는 문턱은 생각보다 높았다. 코로나 시기 풀린 유동성이 급격히 회수되는 바람에 투자심리 냉각으로 시황이 좋지 못했다.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IPO 데드라인이 도래한 데다 SK쉴더스의 확고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SK스퀘어는 1대주주 자리를 넘겨주는 결단을 내렸다.

매각 대상자인 EQT 파트너스는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 발렌베리 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다. 이번 매각을 통해 맥쿼리 등 FI들의 엑시트가 성공했으며 SK스퀘어 역시 4100억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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