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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 부채 줄었는데 부채비율은 상승

적자 전환, 이익잉여금 큰 폭 감소…자회사 스카이TV 실적도 부담

김현정 기자  2024-05-07 13:54:59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부채 총액이 감소했음에도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과거 무차입경영을 단행한 적도 있었던 KT스카이라이프는 현재 부채비율이 65%에 이른다.

최근 상승의 원인은 적자전환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와 일회성비용이 이익잉여금을 갉아먹으면서 자본총계를 주저앉혔다.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의 순손실 역시 모회사 부채비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KT스카이라이프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64.9%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6.2%포인트 상승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HCN 인수로 급상승한 뒤 2022년 말 0.4%포인트 정도 상승하며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가 싶더니 작년 말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이번엔 KT스카이라이프의 부채 총계가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부채 총계는 2022년 말 5038억원에서 작년 말 4786억원으로 5%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기차입금이 543억원 증가했지만 장기차입금이 더 큰 폭(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1500억원 규모의 사채 가운데 1000억원이 올해 7월 만기를 앞두고 있어 유동성 대체된 만큼 단기차입금이 증가하고 장기차입금이 감소했다. 해당 부분을 미뤄본다면 단기차입금에서 500억원가량의 추가 감소분이 있었다. KT스카이라이프가 400억원가량의 기업어음(CP)을 모두 갚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KT스카이라이프는 차입금을 정리하면서 부채를 축소하는 추세다.

KT스카이라이프의 부채비율 상승 원인은 분모인 자본에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연결기준 자본 총계는 2022년 말 8575억원에서 2023년 말 7371억원으로 1204억원(14%) 감소했다. 비율 계산 시, 같은 금액을 가감하더라도 분자에서보다 분모에서 결과값의 변화가 더 크다. 지난해 경우 자본이 감소한 데 더해, 부채 감소분보다 자본 감소분이 더 컸던 점이 부채비율 상승의 원인이 됐다.

작년 KT스카이라이프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이익잉여금이 급감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이익잉여금은 일 년 사이 1202억 감소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작년 790억원 규모의 순손실(별도기준)을 냈다. 여기엔 지난해 HCN 관련 영업권 손상차손이 큰 영향을 미쳤다. KT스카이라이프는 보고기간 말 정기 점검에서 HCN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미래현금흐름이 M&A 당시 평가액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 HCN의 장부가액을 1182억원 감액했다. 2022년엔 같은 영업권에 대해 204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바 있다.

거액의 영업외비용 외 최근 영업이익이 감소한 점도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매출이 1조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다만 영업비용은 1조115억원으로 같은 기간 6% 증가했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141억원)이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볼륨은 커졌지만 막상 수익성은 뒷걸음질친 것이다. 작년 경기침체 영향으로 광고매출이 부진했고 비용 측면에선 KT에 지불하는 네트워크 관련 망사용료가 증가한 게 영업비용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더해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 역시 작년에 크게 부진해 모회사 부채비율을 끌어내렸다. KT스카이라이프는 스카이라이프TV 지분 62.69%를 보유한 모회사다. 스카이라이프TV는 작년 오지리널드라마 투자를 늘린 데 더해 콘텐츠 상각 내용연수를 짧게 조정해 작년 무형자산상각비가 크게 증가했다. 콘텐츠 투자는 증가시키는데 수익성이 그만큼 따라오지 못해 영업손실을 키우는 모양새다. 작년의 경우 미디어지니 관련 영업권 손상차손도 106억원 인식했다. 이에 따라 순손실 447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달 초 KT스카이라이프가 KT스튜디오지니와 함께 스카이라이프TV의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나 스카이라이프TV가 이를 바탕으로 양질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자본에서 스카이라이프TV 자본으로 300억원이 이동하면서 스카이라이프TV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KT스카이라이프의 ROE를 넘어서야 넓게는 KT스카이라이프의 부채비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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