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의 대표적인 수혜자인 한미반도체가 작년 대비 우수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재무구조에 한층 안정감이 더해질 전망이다. 현재도 무차입 경영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 이후에도 우수한 재무상태를 바탕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56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누적 현금흐름 284억원 대비 약 2배가량 늘어났다.
현금흐름의 속사정을 알아보기 전 우선 손익 관점에서 보면 작년 대비 올해의 '훈풍'이 더 실감난다. 올해 한미반도체는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4093억원, 18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68억원, 162억원이었다. 매출은 약 4배, 영업이익은 무려 11배 이상 늘어났다.
순이익은 전년 3분기 누적 1818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962억원으로 일부 감소했으나 이는 현금유출이 없는 장부상의 손실이 잡혔을 뿐이다. 자회사 HPSP의 주가 조정 탓에 기타영업외손익이 일부 잡혔다. 실제 현금 유출입이 드러나는 현금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는 또 다른 배경이다.
우선 영업자산과 부채 효과를 제외한 조정 분기순이익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207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에는 이 값이 255억원에 불과했다. 1년 만에 장부상 손익을 제외한 현금유입 효과가 8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여기에 주목할 것은 '매출채권'이다. 올해 3분기 누적 한미반도체의 매출채권은 1318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에는 매출채권이 오히려 469억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향 TC본더 등 주요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금화 예정인 채권들이 1000억원 이상 쌓여있다는 점은 재무구조 추가 개선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올해 3분기 말 한미반도체의 연결 매출채권은 1755억원이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AI 랠리 수혜를 누린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기업이다. 한미반도체(TC본더)→SK하이닉스(고대역폭메모리·HBM)→TSMC(파운드리)→엔비디아(GPU)로 이어지는 AI 밸류체인 내에서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용 TC본더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미반도체가 올해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웃도는 금액을 집행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분석된다. 한미반도체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은 -229억원이다. 당기 누적 CAPEX와 배당지급액은 각각 387억원, 405억원이다. 외형 확장과 대규모 이익이 나고 있는 시점에서 당장의 '마이너스(-)' FCF는 재무 전략에서 큰 고려사항이 아니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한미반도체는 이미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올해 3분기 말 한미반도체의 금융권 총차입금은 31억원에 불과하다. 자산총계 7250억원의 0.4%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은 867억원을 보유해 836억원의 순현금 상태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현재와 같은 탄탄한 재무구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