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한미약품, 자회사 부진에도 ‘외형성장’…R&D 투자도 이상무

하반기 북경한미·정밀화학 실적 하락세, R&D 투자비율 늘리며 선순환 구조 구축

김성아 기자  2025-02-05 09:36:49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었던 한미약품이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성장을 유지했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하반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 환경도 악화되면서 자회사 실적이 크게 떨어졌지만 한미약품의 견조한 성장세로 역성장은 막아냈다.

하지만 영업이익 하락을 방어하지는 못했다. 전년 대비 기술료 수익이 감소하고 일부 자회사는 4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눈여겨 볼 점은 이익 저하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늘어났다는 지점이다.

◇북경한미 역성장·정밀화학 약세, 한미약품 분투로 성장세 유지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4955억원, 영업이익 21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3% 늘어나며 성장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 줄었다.

성장이 꺾인 것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내부 혼란과 자회사 부진 때문이었다. 특히 북경한미유한공사의 경우 2023년까지 견조한 성장기조로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에 비교되는 성과다.


북경한미유한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3856억원, 영업이익 82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 16% 감소한 수치다. 북경한미유한공사는 3분기 중국 대홍수로 인한 유통망 차질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데 이어 4분기 독감 유행 시기 지연과 전년도 마이코플라즈마 감염병 기저효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원료의약품 전문 자회사 한미정밀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10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과 수출 성장으로 흑자로 돌아섰지만 4분기 주력 사업인 원료의약품과 위탁개발생산(CDMO) 매출이 줄어들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한미약품은 주요 제품의 견조한 성장세로 외형 성장을 이끌어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1조1141억원, 영업이익은 1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2.4% 성장했다.

주요 제품인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성장한 2103억원의 처방 매출을 달성했다.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도 같은 기간 3.3% 늘어난 1467억원 처방 매출을 올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대내외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자회사의 성장세가 주춤했다”며 “하지만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지난해 역시 2022년, 2023년에 이어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R&D 투자비율 14%로 확대 “R&D 투자 계속될 것”

2024년 투입된 R&D 비용은 연결기준 209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4.0%다. 지난 3년간 13%대에 머물러있던 R&D 투자비율이 처음으로 14%대로 올라섰다.

최인영 R&D 투자센터장은 지난해 열린 한미약품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현재 비만 파이프라인을 비롯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진전이 발생하면서 R&D 투자비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R&D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적절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모달리티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역시 R&D 투자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비만 파이프라인인 H.O.P 프로젝트는 물론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근골격계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개량·복합 신약의 본임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성과 발표가 예정된 파이프라인도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국내 3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하반기 결과 발표 및 허가 신청이 예정돼 있다. 세계 최초로 3분의 1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로 개발한 HCP1803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국내 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