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엔지니어링이 12년 만에 순손실을 냈지만 기존 배당 정책을 고수했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적자 전환했지만 그동안 축적한 2000억원 상당의 이익잉여금이 배당 재원이 됐다. 부친의 유산을 상속할 곽준상 부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상속세 마련이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배당 정책은 이어질 전망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사업연도에 대한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1주당 배당금액은 280원이다. 지난해 말을 배당기준일로 도화엔지니어링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1주당 280원씩을 배당할 예정이다. 전체 배당금총액은 93억원 상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화엔지니어링의 배당 정책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2013~2014년 1주당 100원이었던 배당금은 2020년까지 280원으로 오른 뒤 최근까지 같은 금액으로 유지됐다. 국내 엔지니어링업계 대표 기업인 도화엔지니어링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기반으로 배당 정책을 이어왔다.
실제로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2123억원에 달한다. 연간 순이익 창출 규모는 차이가 있지만 상당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지난해 이례적으로 도화엔지니어링이 적자 전환하면서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당초 지난달 24일 발표한 잠정 연결기준 경영 실적은 매출액 5949억원, 영업이익 54억원, 순이익 114억원이다. 하지만 약 2주 뒤인 이달 11일에는 매출액 5830억원, 영업손실 141억원, 순손실 69억원이라고 정정했다.
매출액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충당금 추가 설정 및 종속회사 내부거래 오류 확인에 따른 법인세 재계상 등을 반영한 결과란 설명이다. 아직 외부 감사인의 감사를 마치지 않은 만큼 확정된 수치는 아니지만 이례적인 적자 전환을 두고 이목이 쏠렸다.
특히 도화엔지니어링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2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마지막 분기에만 170억원 상당의 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120억원에 달하는 미청구공사대손상각비를 인식했다. 공사수익금액을 진행률에 근거해 인식하는 도화엔지니어링은 미청구공사로 분류했던 채권 상당액을 손실 처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화엔지니어링은 당분간 배당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적자 경영을 했지만 이익잉여금이 2000억원 넘게 쌓인 데다 상당수의 주주가 도화엔지니어링 오너일가 또는 임직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대주주인 곽준상 부회장은 특수관계인과 함께 도화엔지니어링 지분율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곽 부회장 등 오너일가는 지난해 작고한 부친의 지분을 포함한 유산을 상속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작고한 부친의 유산으로는 도화엔지니어링 주식 257만4118주(7.63%)를 포함해 부동산이나 관계사 지분 등이 있다. 상속세 규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배당금은 곽 부회장 등의 상속세 부담을 일부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화엔지니어링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와 경영실적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배당 규모를 결정한다. 지난해의 경우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배당성향은 마이너스(-)를 나타냈지만 2023년은 45%에 달할 정도로 주주환원율을 높게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