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균 대신F&I 대표는 국내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IMF 이후 삼정KPMG에서 구조조정기업 실사를 담당한 회계사 출신으로 대신F&I의 전신인 우리F&I에서 투자본부장을 맡았다. 2014년 우리F&I가 대신금융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도 핵심 인력으로 자리잡았다. 2019년 대신F&I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리스크 관리와 투자 확대를 동시에 수행하며 NPL 시장에서 그간 주춤했던 대신F&I의 존재감을 키웠다.
주 대표의 강점은 경기변동성을 명확히 읽고 적정 투자규모를 유지하는 감각이다. NPL 시장은 경기침체기에 공급이 증가하고 경기회복기에는 자산 가격이 상승한다. 주 대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때와 방어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때를 구분하며 대신F&I를 이끌어 왔다.
◇NPL 업황에 따른 외형 조절 대신F&I는 국내 최초의 민간 배드뱅크로 2001년 설립 당시부터 NPL 정리를 주요 사업으로 삼아 왔다. 2014년 대신증권이 우리F&I를 인수하며 대신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이후 지속적으로 NPL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현재 대신F&I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확보한 대신증권이다. 자회사로는 대신AMC를 운영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2002년), 일본 신세이은행(2006년) 등 해외투자자와의 합작 경험을 통해 선진화된 투자 기법을 도입했고 국민연금과의 NPL펀드 공동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기관투자자와의 협력도 확대해 왔다.
주 대표 취임 이후 대신F&I의 외형은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절됐다. 2020년에는 총자산이 3조4762억원에 달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로 NPL 시장이 2조원대로 축소되면서 2022년에는 2조6102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2023년 NPL 시장이 5조원대로 반등하자 총자산은 다시 증가해 2024년 3분기 기준 4조770억원을 기록했다.
NPL 인수 규모도 전업투자사 중 가장 급격히 늘렸다. 2021년 3053억원이던 인수 규모는 2023년 6431억원, 2024년 1조417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인수 증가율은 120%로 유암코(87%), 키움F&I(75%), 우리금융F&I(21%)보다 높았다. 하나F&I는 오히려 2% 감소했다.
시장점유율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10.2%에서 2022년 10.6%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신규 NPL 전업투자사 진입에도 불구하고 2023년 11.8%, 2024년 17.1%로 상승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주 대표의 리스크 관리 기조 아래 투자 포트폴리오도 조정됐다. 2020년 26%였던 NPL 투자 비중은 2022년 19%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반등해 현재 48%까지 증가했다. NPL 시장에서의 공급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인수를 단행한 결과다.
주 대표는 “과도한 투자는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버틸 수 있는 체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적정 규모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한다. 대신F&I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해 하나F&I와 우리금융F&I 등 금융지주 계열의 F&I 회사들이 투자 속도를 조절할 때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했다.
◇신용등급·수익성 개선은 과제 대신F&I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수익성 지표 개선이다. 2022년 1.8%였던 총자산수익률(ROA)은 2023년 0.5%로 하락해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암코(2.3%), 우리금융F&I(1.0%), 하나F&I(0.9%), 키움F&I(0.8%)보다도 낮았다. 2023년 하반기부터 대손 비용이 증가했고 나인원한남 프로젝트의 분양 및 매각이익이 소멸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신용등급 전망치를 올리는 일도 남아 있다. 2023년 12월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지난해 5월 나이스신용평가도 대신F&I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장기신용등급 'A'와 단기신용등급 'A2'는 유지했지만 국내외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인해 수익 변동성이 확대되고 자산건전성이 저하된 점이 반영된 결과다.
주 대표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직전 진종은 대표가 2014년부터 5년간 임기를 지낸 점을 고려하면 내년 임기 연장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금융지주 계열 NPL 전업투자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행보를 보였을 때 대신F&I는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했다. 향후에도 주 대표의 투자 감각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