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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제약, 타이트한 '재무관리' 현실성 높은 '동물약' 베팅

최대한 비용·투자 줄이고 소규모 지분투자로 신사업 시동, 오너 직접 지휘

한태희 기자  2025-04-10 08:41:08
유유제약은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 실패의 상흔을 회복하는 걸 가장 주요 과제로 꼽는다. 우선 작년 한 해 수익성 개선에 힘쓰며 재무 안정화에 초점을 뒀고 신사업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대안, 바로 동물약 사업이었다.

임상 비용과 시간이 비교적 적게 드는 해당 사업에 오너 유원상 대표가 직접 총대를 메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렇다고 재무 안정성을 무시할 수 없어 수년간 투자해 온 제약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동물약 관련 벤처 기업에 소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 중단, 현실적 사업분야로 선회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동물용 신약개발기업 VETMAB BIOSCIENCES에 10억원, 반려견 전용 커뮤니티 서비스인 DOG PPL에 3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펀드투자나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의 자회사 및 관계사 투자가 아닌 것을 감안하면 첫 전략적 지분투자(SI)다. 이는 동물의약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전열을 갖추는 차원이다.

앞서 유유제약은 안구건조증 신약 YP-P10의 등 미래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베팅했다. 그러나 미국 임상 1/2상 시험 결과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성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에 대한 교훈으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신사업을 고민했고 동물의약품 사업에 주목하게 됐다.

따라서 유유제약의 신사업은 재무적 관리와 함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유유제약은 안구건조증 신약개발로 2021년부터 이어진 적자를 작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별도기준 매출은 9.2% 줄였지만 79억원 영업흑자로 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줄었지만 흑자를 냈다는 건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의미다. 영업 현금확보에 주력하며 203억원의 순유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에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73억원으로 전년도 275억원보다 늘리는 결실을 냈다. 차입금 역시 전년도 364억원보다 줄어든 321억원으로 줄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금 확보에 주력하기 위한 유유제약의 노력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주식투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2020년부터 투자한 것으로 보이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을 전량 매도하며 3억원을 마련했다. 세부적으로 한미약품, 종근당, 유한양행 등 상장 제약사의 주식이다.

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최대한 불필요한 투자 비용을 줄이고 현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으로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투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R&D(연구개발) 분야에서도 혁신신약 대비 자금이 적게 투입되는 탈모 개량신약 정도에 집중하고 있다.

현실성 높은 미래 신사업에 베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반려동물이라는 콘텐츠에 집중하게 됐다. 유유제약의 강점인 전문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분야를 접목한 글로벌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오너 유원상 대표 진두지휘, 사업개발본부 후방지원

동물약 신사업은 오너인 유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약 1~2주 간의 해외 출장을 통해 추가적인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등을 검토했다. 3월 참석 예정했던 주주총회 역시 해외 일정으로 불참하기도 했다.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개발본부도 후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인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본부로 안구건조증의 글로벌 임상 등을 주관해 왔다. 최근에는 신사업인 동물의약품 관련 투자를 검토하면서 신사업의 기틀을 닦고 있다.

인도 국적의 락스미칸트(Laxmikant) 상무가 사업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인도 소재 다국적 제약사 글렌마크 파마슈티컬(Glenmark Pharmaceutical)에서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유 대표를 도와 유유제약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유유제약의 경영은 각자 대표 체제로 국내 사업은 전문경영인 박노용 대표, 해외 사업은 유 대표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박 대표는 경영관리 전반과 생산, 재무를 담당하고 유 대표는 국내외 R&D, 영업마케팅, 신사업 개발 등을 다루고 있다.

동물의약품 외에도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이커머스 사업이다. 2023년 7월에는 관계사 유유건강생활을 흡수합병하며 이커머스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유통 경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동물의약품 사업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건 셈"이라며 "내부 인원을 뽑아 사업부를 꾸리는 등 자체적인 준비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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