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가 당초 마이크로바이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장을 위해 유치했던 자회사의 보유 자산을 모회사로 끌어온다. 최근 들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과 컨슈머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승부수다.
모회사 중심 R&D(연구개발) 사업 분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서며 자회사 상장에 베팅했던 기관투자가들에게도 엑시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자회사의 지분율을 높여 지배구조를 일원화하면서 향후 자회사 청산과 같은 후속 절차도 검토할 수 있다.
◇자기주식 취득 방식 양도, 지분율 56.9%p 확대 지놈앤컴퍼니는 최근 미국 자회사 리스트바이오가 보유한 자산을 토대로 541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 먼저 각각 271억원 규모로 발행한 영구 CB(전환사채)와 CPS(전환우선주)를 통해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리스트바이오 지분을 확보한다.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확보한 리스트바이오의 우선주를 리스트바이오에 자기주식 취득 방식으로 양도한다. 이 과정에서 양도대금을 취득해 지놈앤컴퍼니의 자본을 확충한다. 지놈앤컴퍼니의 리스트바이오 지분율은 기존 31%에서 87.9%까지 확대된다.
271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의 주당 전환가액은 3025원으로 894만7470주를 발행한다. 사채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다. 납입일은 4월 28일,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4월 28일부터 2055년 3월 28일까지다.
순차적으로 271억원 규모 전환우선주도 발행한다. 주당 전환가액은 3025원으로 894만6866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납입일은 오는 9월 5일로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9월 6일부터 2030년 9월 5일까지다. 발행될 주식 전량은 유통일로부터 1년간 보호예수된다.
지놈앤컴퍼니의 작년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165억원이다. 그사이 투입된 연구개발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오는 9월까지 순차적으로 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는 셈이다.
◇신약 L/O 및 컨슈머 사업 성과, 매출 전년 대비 94.1% 상승 리스트바이오는 지놈앤컴퍼니가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신규 생산공장 건설을 목표로 회사를 세웠다. 이듬해 3월에는 4840만달러, 약 586억원 규모로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당시 대원제약,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DSC인베스트먼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자가 합류했다. 리스트바이오의 프리 밸류는 3000만달러로 약 360억원, 투자 후 기업가치는 7840만 달러로 약 950억원이었다.
같은 해 9월에는 CDMO 법인 리스트랩스(List Biological Laboratory)의 경영권 인수를 결정하면서 60%의 지분을 확보했다. 리스트랩스의 작년 매출은 128억원으로 같은 기간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양도를 기점으로 CDMO보다 ADC 신약 개발과 화장품 사업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기존 투자자들과 자산 처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리스트바이오가 보유한 자산을 지놈앤컴퍼니로 가져와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놈앤컴퍼니의 작년 매출은 277억원으로 전년 143억원 대비 94.1% 늘었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 등 컨슈머 매출이 작년 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결과다.
신약 개발 관련 사업개발 성과도 주효했다. 작년 6월에는 신규 타깃 ADC용 항체 'GENA-111'을 디바이오팜에 기술이전하면서 선급금 약 69억원을 수취했다. 올해 2월에는 영국 엘립시스파마에 신규타깃 면역관문억제제 'GENA-104'를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신주 발행을 통해 현물 납입 방식으로 자회사의 지분을 받고 자회사에 그 지분을 팔아 현금을 가져오는 방식"이라며 "청산 절차는 밟지 않고 해당 지분만큼의 금액만 가져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