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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바이오센서 여전한 투자본능, 현금확보 병행

무차입 기조 유지에도 현금흐름 둔화 부담, 부동산 유동화 결단

한태희 기자  2025-05-23 15:39:42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투자본능은 계속된다. 진단 플랫폼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추가 M&A(인수합병)도 검토 중이다.

다만 보유 자산을 최대한 유동화하며 현금 비축에도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4년 전 매입한 투자부동산을 처분해 1000억원대 현금 확보에 나섰다.

◇1000억 현금 재원 마련, 미래 신사업 투자 자금 활용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분당빌딩 토지 및 건물 매각을 결정했다. 거래 상대방은 캡스톤자산운용으로 현금유동성 확보 및 미래 신규 사업 투자 재원 활용 목적이다.

오는 30일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880억원을 선지급받을 예정이다. 이를 제외한 120억원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24개월의 기간동안 유보하기로 했다. 유보한 120억원에 대한 지급 담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엠디엠(MDM)으로부터 본사 이전 목적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건물을 88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4년 만에 해당 건물을 1000억원에 매각하면서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242억원이다. 2022년 말 1조9713억원 대비 큰 폭으로 축소됐다. 2023년을 전후로 미국 메리디언 인수에 약 2조원을 베팅하고 유통사들을 차례로 인수한 결과다.

2022년 이탈리아 진단기기 유통사 리랩을 619억원, 독일 유통사 베스트비온을 161억원에 인수했다. 2023년에는 파나마 의료기기 유통업체 미래로를 사들이는데 114억원을 베팅했다. 세 회사 인수에 투입한 금액만 900억원에 달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단독으로만 보면 이 같은 베팅에도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차입금은 64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무차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보유자산을 담보로 충분히 차입도 레버리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 시야를 넓히면 상황은 달라진다. 메리디언 인수 과정에서 인수금융 등을 활용하며 연결 기준 차입 규모가 늘었다. 1분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6264억원이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4179억원에 불과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언 인수를 위한 출자 과정에서 활용한 마데이라펀딩컴퍼니에 2600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채무보증기간은 오는 2028년 11월까지다. 지급보증제공과 관련된 금융보증부채도 일부 인식하고 있다.

◇현금흐름 순유입 둔화, 메리디언 순손실 확대도 부담

재무적 부담에도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진단 플랫폼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추가 현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M&A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

재무적 체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현금확보 전략도 병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적이 작년 기점으로 흑자로 턴어라운드 했지만 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현금유입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작년 별도 기준 매출은 2757억원으로 전년 2917억원 대비 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전년 152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은 704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49억원이다. 매출은 3.5% 늘었는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67%, 70% 줄었다.


수익성이 축소된 여파로 현금흐름도 둔화됐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3억원의 순유입에 그쳤다. 전년 264억원의 순유입 대비 240억원 이상 줄었다. 이 와중에 투자 및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각각 184억원, 127억원의 순유출로 나타났다.

메리디언의 실적도 고민이다. 메리디언의 모회사 Columbus Holding Company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866억원으로 전년 822억원 대비 5.3% 늘었다. 그러나 분기순손실은 158억원으로 전년 136억원 대비 16.4% 증가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 방향을 위해 전략적으로 부동산을 매각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결정했다"며 "향후 출시 예정인 신규 진단 플랫폼에 힘을 싣고 추가적인 M&A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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