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가 상장 후 처음 중장기 배당 정책을 발표하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표명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20% 이상 재원을 활용해 배당하겠다는 방침이다. 엔데믹 후 실적 부진으로 아직 영업적자인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적 개선을 전제로 한 배당 가이던스 제시를 통해 턴어라운드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 최근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인수합병)에 나선 점도 같은 맥락이다. 약 3년 전 인수한 미국 진단 계열사 메리디언의 반등도 주된 과제로 꼽힌다.
◇조 단위 이익잉여금 기반, 실적 턴어라운드 속도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1년 코스피 상장 후 이듬해인 2022년 주당 1266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자사주를 제외한 1억114만1466주를 기준으로 배당금 총액은 1280억원에 달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주당 700원 기준 708억원 규모 중간배당을 단행했다.
상장 직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한 해에만 2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배당하며 주주 환원에 나섰다. 오너인 조영식 바이오노트 의장을 비롯해 작년 3분기 기준 37%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노트 등도 이를 통해 상당 자금을 회수했다.
하지만 현금 배당 규모는 이후 빠르게 줄었다. 2023년에는 주당 290원, 이를 기준으로 한 배당금 총액 297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2024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23년을 기점으로 엔데믹과 함께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환한 결과다.
2024년에는 별도 기준 영업흑자로 전환하면서 다시 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에 나섰다. 올해도 주당 200원의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배당금 총액은 239억원이다.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된 금액을 배당 재원으로 삼는다.
이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향후 3개년 동안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재원으로 배당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해 주목된다. 매년 이사회에서 경영환경, 투자 등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다.
별도 영업이익의 20% 이상이라는 수치가 통상적인 배당 성향으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에스디바이오센서 입장에서는 의미가 남다르다. 2024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한 후 작년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적 반등을 전제로 한 강력한 주주환원 의지가 읽힌다. 약 3년 전 인수한 미국 진단 계열사 메리디언의 반등과 함께 본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게 주된 과제다. CGM(연속혈당측정기) 등 신사업의 잠재력을 시장에 설득하는 것도 관건으로 지목된다.
◇질량분석 장비 기업 '아스타' 인수, 메리디언 살리기 지속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최근 M&A를 비롯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작년 3분기 기준 확보한 6653억원의 현금성자산이 투자의 기반이 된다. 작년에는 1000억원 규모 분당빌딩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올해 2월에는 MALDI-TOF(말디토프) 등 질량분석 장비를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 아스타를 인수했다. 구주, 신주 인수를 포함한 총 투자금액은 433억원 수준이다. 기존 진단 제품군과의 교차판매로 미생물 동정까지 연계한 통합 설루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진단 계열사 메리디언 살리기에도 나섰다. 올해 초 1467억원을 금전대여하며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과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메리디언은 엔데믹 후 글로벌 진단 업황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아직 완전한 실적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못했다.
메리디언은 작년 매출 3235억원과 함께 5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359억원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무형자산상각비, 구조조정 비용 등 2347억원 규모 판매관리비가 반영되면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물론 당장은 영업실적에 기반한 배당보다 기존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활용한 배당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여전히 배당의 재원이 되는 재무 여력이 충분한 상태다. 작년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2조4534억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주주 신뢰를 강화하고 중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단기적인 실적 변동과 무관하게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을 제시했다"며 "견조한 성장 흐름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주주환원 규모를 늘리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