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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바이오, 메리디언 100% 자회사 전환 '재상장 불투명'

SJL파트너스 보유 교환사채 전량 인수, 투자자간 계약 미충족 '풋옵션' 대응

한태희 기자  2026-03-19 15:06:53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약 3년 전 인수한 미국 진단 기업 메리디언이 추진하던 재상장 작업이 불확실해졌다. 인수 과정에서 체결했던 투자자 간 계약에 따른 풋옵션 행사로 FI(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EB(교환사채) 전량을 취득하며 사실상 100% 자회사로 전환했다.

해당 투자자 간 계약에는 메리디언의 적격 IPO(기업공개) 의무 충족 요건이 포함돼 있었다. 엔데믹 후 메리디언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상장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투자금 상환을 위해 약 3000억원대 자금을 투입하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3081억 규모 메자닌 취득, 481억 이자 비용 현금 유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특수목적법인(SPC) Madeira Funding Company(이하 마데이라펀딩컴퍼니)의 교환사채를 3081억원 규모로 취득했다. 투자자 간 계약에 따른 기존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로 해당 EB 전량을 인수했다.

이는 2023년 11월 26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교환대상은 Columbus Holding Company(이하 콜럼버스홀딩컴퍼니) 보통주 1만7316주다. 거래 금액은 원금에 연복리 7.5%의 만기보장수익률을 적용한 이자를 더한 3081억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원금 외에도 약 481억원의 이자 비용을 추가 부담하게 됐다.


해당 EB는 메리디언 인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인 SJL파트너스를 대상으로 발행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22년 7월 SJL파트너스와 손잡고 나스닥 상장사 메리디언 인수를 결정했다. 메리디언은 소화기 질환 진단 영역에서 북미 점유율 1위 업체다.

당시 거래 금액은 15억3199만달러, 약 2조원 규모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전체 인수대금 중 약 5억달러는 인수금융, 10억달러는 출자 형태로 인수구조를 짰다. 당초 출자금 10억달러 중 6억달러를 에스디바이오센서가, 4억달러는 SJL파트너스가 책임지기로 했다.

하지만 펀딩이 지연되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콜럼버스홀딩컴퍼니를 통해 우선 10억달러를 전액 출자했다. 콜럼버스홀딩컴퍼니는 메리디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콜럼버스홀딩컴퍼니에 대한 지분율은 85.5%다.

잔여 지분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SJL파트너스의 출자를 위해 설립한 100% 자회사 마데이라펀딩컴퍼니가 보유 중이다. SJL파트너스는 2억달러 규모 프로젝트펀드레이징을 통해 마데이라펀딩컴퍼니가 발행한 교환사채를 인수해 M&A(인수합병) 자금을 보탰다.

◇투자자 간 계약 조건, 적격 기업공개 의무 등 일정 요건 충족 포함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는 투자자 간 계약을 통해 2028년 11월까지 나스닥 등에 재상장해야 하는 조건을 설정했다. 적격 기업공개 의무 등 일정 요건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교환사채 및 대상회사 주식 전부에 대해 계약서에서 정한 위약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으로 위약매수청구권(Penalty Put-Option)을 행사 할 수 있다는 조건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메리디언의 재상장 가능성은 최근 들어 불투명해졌다. 조 단위 투자에도 엔데믹 이후 글로벌 진단 업황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다. 메리디언은 아직 영업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메리디언을 자회사로 둔 콜럼버스홀딩컴퍼니의 2025년 연결 매출은 3235억원으로 같은 기간 548억원의 영업손실과 72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1467억원 규모의 금전대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교환사채 발행 당시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등 특정 재무조건 미충족에 따른 기한의이익 상실사유를 포함시켰다. 단기간에 메리디언의 실적 회복과 IPO 도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가 이뤄졌다. 해당 교환사채 양수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마데이라펀딩컴퍼니에 대한 2600억원의 채무보증 역시 해소됐다.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를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자산 유동화를 통한 선제적 현금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작년 상반기 1000억원 규모 분당빌딩 토지 및 건물 매각을 결정했다.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6653억원으로 이번 교환사채 인수와 함께 3000억원대까지 현금성자산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교환사채 인수로 메리디언은 외부 지분이 없는 사실상 100% 자회사가 됐다. 영업실적 부진으로 단기간에 외부 투자나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보인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교환사채 인수로 외부 투자자가 없는 상태로 실질적 지분율은 100%로 보면 된다"며 "메리디언의 기업공개 전략 관련 변동사항은 없으며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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