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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바이오, 법인세 환급에 자산매각까지 '4400억' 확보

연이은 건물 매각 및 법인세 환급, 투자 확대 기반 재무 여력 확충

한태희 기자  2025-05-30 08:21:47
메리디언 인수 후 한동안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던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유동성 확보를 통해 전략적 변곡점을 맞이했다. 최근 일주일 새 건물 매각과 법인세 환급으로 44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하면서 현금성자산을 7500억원 수준까지 늘렸다.

이번 현금 유입은 엔데믹 이후 추진 중인 신사업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단 플랫폼, CGM(연속혈당측정기) 개발 등 사업 확장을 비롯해 M&A(인수합병) 등 신규 투자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갖추게 됐다.

◇3380억 국세환급금 수령, 공장 이전 세액감면 경정청구 인용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법인세 경정청구를 통해 3380억원 규모의 국세환급금을 수령했다. 2021년과 2022년 사업년도에 걸친 법인세에 대한 국세환급금으로 각 사업년도별로 보면 2021년 1750억원, 2022년 1630억원 규모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3년 경기 수원에 있던 공장을 충북 청주 청원으로 이전했다. 수도권 밖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대한 세액감면 등을 명시한 조세특례제한법 제63조에 따라 청원공장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액을 감면받아 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작년 말 2021년, 2022년 감면받을 수 있던 세금을 과다하게 신고, 납부한 부분을 확인했다. 청원공장에서 발생한 소득을 기반으로 납부한 세금에 대해 경정청구를 진행했으며 최근 경정청구가 인용되면서 기납부세액을 감액받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2013년 수원에서 청주로 공장 이전을 했고 해당 공장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법상 감면 대상에 해당한 건"이라며 "작년 말 경정청구를 진행했고 최근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23년 에스디바이오센서에 1021억원 규모의 추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공장 지방 이전에 따라 감면받은 세액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면서다. 그러나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적극적 소명으로 세액 감면에 부과된 추징금이 전부 취소된 바 있다.

◇엔데믹 후 사업전환…CGM, 진단플랫폼 개발 주목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이번에 수령할 국세환급금은 별도 기준 작년 매출인 275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로 막대한 현금을 축적했던 2022년 이후 최대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2022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9713억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2년간 보유한 현금 규모가 3000억원대로 축소됐다. 2023년 미국 진단플랫폼기업 메리디언 인수에만 약 2조원을 베팅하면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242억원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곳간을 채우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경정청구 환급에 앞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분당빌딩 토지 및 건물 매각을 결정했다. 2021년 880억원에 매입한 투자부동산으로 4년 만에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건물 매각과 법인세 환급을 통해 4400억원대 자금을 추가 확보하면서 7500억원 수준의 현금성자산을 회복할 것으로 추산된다. 차입금은 64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보유자산을 담보로 충분히 차입도 레버리지도 가능한 상황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기존 면역화학, 분자진단 및 자가혈당측정 분야 외에도 CGM 등 신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CGM은 기존 BGM과 달리 피부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채혈 통증 없이 체내의 연속적 혈당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간접 투자 외에도 자체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CGM 개발에 있어서는 특허 이슈 해소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덱스콤의 G7 등 앞서 상용화된 제품보다 소비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진단 플랫폼 개발 등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추가적인 M&A도 검토 중이다. 일주일 새 2배 이상 늘어난 현금성자산을 기반으로 엔데믹 이후 신사업 전환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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