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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창업주와 다른 길' 우주사업 임원에 35억 RSA 지급

최연소 임원 김성진 CSO 최대한도 40만주 부여…신규 제약총괄 박윤식 COO 12만주

정새임 기자  2025-06-13 11:16:18
보령이 2명의 핵심 임원에게 자사주 51만7572주를 RSA로 지급했다. 그 중 우주 투자를 총괄하는 김성진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40만주를 부여했다. 약 35억원어치다.

창업주 김승호 회장이 여전히 '신약'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오너 3세 김정균 대표는 더 공격적으로 우주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장두현 대표가 떠난 후 제약사업부 총괄을 맡긴 '재무통' 박윤식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도 약 1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지급하며 보령 본체인 '제약' 매각설에 힘을 더한다.

◇첫 RSA 대상 C레벨, 우주투자 김성진·제약총괄 박윤식

보령은 12일 김성진·박윤식 2명의 임원에게 성과조건부주식(RS)을 지급했다. 주식을 선지급 하고 양도권리를 제한하는 조건부주식보상(RSA) 방식이다. 총 51만7572주로 RSA 지급에 대한 이사회결의일 전날인 4일 종가 8650원 기준 총 45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성진 CSO에게 지급 가능한 최대 규모인 40만주를 지급했다. 약 35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파격적인 성과금이다. 김 CSO는 1987년생으로 보령에서 가장 젊은 임원으로 꼽힌다. 2022년 1월 상무로 입사해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오너 3세가 방점을 찍고 있는 우주 사업의 투자를 총괄하는 핵심 임원이다.

박윤식 COO에게는 10억원어치의 주식 11만7572주가 부여됐다. 박 COO는 KPMG, 맥쿼리증권 자산운용 그룹을 거친 재무통이다. 루트로닉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이력도 있다. 5년간 보령 사외이사를 지내던 그는 2024년 보령 COO로 입사했다. 올해 초 장두현 대표 사임 후 그는 제약(파마)사업부 총괄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RSA는 주식을 선지급 하는 대신 양도권리에 제한이 있다. 2027년 12월 31일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 부여주식 전량을 회사에 무상반환 해야 한다. 해당일 이후 일정 시점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 일부 수량을 역시 무상반환 해야 한다. 최소 2027년 말까지 두 임원을 회사에 구속하는 효과를 낸다.

김 대표는 올해 초 RS 도입을 예고했다. 기존 장기 인센티브 목적의 스톡옵션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CEO 레터에서 "스톡옵션은 오너십을 주는데 한계가 있고 행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주주가 아닌 지위가 유지되다보니 장기적 관점의 인센티브로서 기능이 한계가 있다"며 "또 기존 스톡옵션 대상자는 회사 전체의 사업을 관장하지 않아 전사적인 사업 진행에 따라 시장에서 정해지는 기업가치와 해당 대상자의 성과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진 CSO에 최대한도 40만주 지급, 창업주와 다른 길

RSA 지급은 경영승계에 이어 지난해 11월 지분승계까지 마친 오너 3세 김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를 대표한다. RSA를 도입한 것도 처음인데다 특정 임원에게 대규모 물량을 지급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령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RSA 부여와 관련된 근거를 마련했다. 주식연계 보상수단을 통한 책임 경영 강화를 목적으로 RSA 부여 관련 이사 보수한도액을 보통주 40만주 이내로 확정했다. RSA 지급 첫 대상자 2인 중 김 CSO에게 보수한도액인 40만주를 부여했다.

이번 RSA 부여로 김 CSO의 보령 지분율은 0.05%에서 0.52%로 치솟았다. 기존 보유 주식의 10배가량을 RSA로 받은 덕분이다. 별도로 김 CSO는 주식매수선택권 24만4434주도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은 여전히 제약사업의 중요성을 주창하고 신약을 강조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21년 발매한 회고록에서 신약 '카나브'를 가장 자랑스러운 제품으로 꼽았으며 최근 인터뷰에서도 신약 개발을 '사명감'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손자 김 대표의 방향성은 창업주와 길과 매우 다르다. 우주사업에 방점이 찍혀있고 약 6년간 함께 제약사업을 이끌었던 장 대표가 올해 3월 임기만료와 함께 물러났다. 보령의 본체인 제약사업부 매각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김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우주와 제약은 별개 사업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의약품 연구개발과 제조, 판매 사업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 품목군 영업을 외주화(CSO) 하면서 몸집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제약사업의 효율화로 비용을 줄이고 우주와 관련된 투자·연구개발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인다. 김 대표는 우주 사업을 '전략 사업'으로 분류, 우주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밸류체인을 확보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드러낸 바 있다.

보령 관계자는 "핵심 인력에 대한 제한조건부 주식보상 지급을 예고했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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