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특허 만료 오리지널을 둘러싼 약가 소송 과정에서 카나브 패밀리에 의존한 수익 구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카나브 약가 소송과 관련해 설정한 충당부채는 220억원이다.
이는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의 약 35% 수준이다. 최종심 판단이 남아 있지만 정책 리스크가 핵심 품목 매출에 직접 반영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카나브 패밀리 구조 직격…단일제 아닌 ‘전체 매출’ 영향 18일 보령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보건복지부와의 카나브 약가소송 결과에 따라 220억원의 충당부채를 쌓았다. 해당 충당부채는 카나브 제품군 약가 인하 처분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비롯됐다.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 개발한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로 대표 오리지널 품목이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6월 카나브 약제급여 상한금액을 같은 해 7월부터 최대 48% 인하한다고 고시했고 보령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진행했다.
최근 1심에서 법원이 보건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르면 카나브 30mg은 439원에서 307원으로 60mg은 642원에서 450원으로 120mg은 758원에서 531원으로 조정된다. 보령은 1심에 불복해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며 본안 판결 전까지는 기존 약가가 유지된다. 다만 약가 인하 소송에서 1심 판단이 뒤집히는 사례가 많지 않은 점은 변수다.
카나브는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확장된 구조다. 현재는 복합제 처방 비중이 높은 상태다. 이 때문에 약가 인하는 특정 품목이 아니라 패밀리 전반의 처방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복합제 중심 처방 구조는 가격 민감도가 높다. 동일 성분 기반 제네릭과 경쟁하는 구간에서 약가 인하가 결정될 경우 처방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단가 하락과 함께 처방량 변화까지 동반될 경우 매출 감소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보령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카나브 패밀리 약가인하처분취소소송과 관련해 219억5700만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했다. 이는 약가 인하에 따른 손익 영향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조치다.
◇특허·적응증 논리 안 통했다…당장은 항소로 대응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적응증 범위와 약가 산정 기준이다. 카나브는 본태성 고혈압과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 감소 등 2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제네릭은 본태성 고혈압 적응증만 확보한 상태다.
보령은 단백뇨 감소 적응증 관련 특허가 2036년까지 유효하다는 점을 근거로 동일 기준의 약가 인하는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적응증 차별성이 존재하는 만큼 약가 역시 구분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복지부의 약가 인하 처분이 현행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특허와 적응증 차이가 약가 차등 적용 사유로 인정되지 않은 셈이다.
보령은 항소를 통해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1심 판단이 유지될 경우 약가 인하가 현실화되면서 카나브 패밀리 매출과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보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향후 재무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 차원에서 충당부채를 설정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여러 법적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약가 인하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신약 권리 보호를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