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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

디앤디파마텍, CB 활용법…자회사 '발테드' 지배력 확대

외부 주주 보유 주식과 사채 맞교환…신규 투자 별도 유치, R&D 비용 확충

한태희 기자  2025-06-16 08:16:33

편집자주

투자 유치는 곧 기업의 능력이다. 특히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 자금 확보는 '생명줄'과도 같다. 다만 투자금 규모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자금 조달 목적 및 투자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펀딩난 속 자금을 조달한 기업과 이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디앤디파마텍이 외부 주주가 보유한 자회사 '발테드' 지분을 자체 발행한 CB(전환사채)로 교환해 현금 유출 없이 지배력을 확대한다. 발테드가 추진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반 단일세포 유전자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확장에 힘을 싣는다.

이와 함께 200억원 안팎의 신규 해외펀드 투자를 유치해 추가적인 R&D(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했다. 임상 2상 중인 GLP-1/GCG 이중작용제 기반 MASH 치료제 외에도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343억 자금 조달, 발테드 지분율 93.75%로 확대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343억원 규모의 영구 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 CB의 주당 전환가액은 8만4067원으로 주식 전환 시 40만8314주가 발행될 수 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로 발행일로부터 최초 6년간은 이자 지급이 없는 구조다.

이 중 147억원은 디앤디파마텍 자회사 발테드 시퀀싱(이하 발테드) 지분의 현물주식 납입을 전제로 CB가 발행된다. CB와 주식을 맞바꾸는 딜로 발테드에 투자했던 외부 주주 8인을 대상으로 한다. 실질적 현금 유출 없이 거래가 이뤄진다.

발테드는 앞서 재무적투자자인 OV Principal Investments, Octave Tech Investment V26,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 하나보, THE CAPITAL EL PTE. LTD.을 비롯해 전략적투자자인 동구바이오제약으로부터 외부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거래를 통해 발테드 지분율을 기존 68.75%에서 93.75%까지 높인다. CB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회사 지배력을 늘린다. 자회사 상장 등에 베팅했던 기관투자가들에 상장사 주식을 교부하며 엑시트 기회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CB의 납입일은 오는 20일이다. 사채발행일로부터 1년간 전환권 행사 금지 및 거래단위 분할, 병합이 금지된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CB에서 조기상환권과 현물출자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콜옵션을 포함해 필요 시 일부 CB에 대한 회수 가능성도 열어뒀다.

발테드는 디앤디파마텍의 지노믹스 관련 AI 자회사다. 퇴행성 뇌질환 분야 석학인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테드 도슨, 발리나 도슨 교수 부부가 2019년 설립했다. 퇴행성 뇌질환 관련 단일세포 시퀀싱 빅데이터 구축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발테드는 최근 도입한 AI 설루션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신규 타깃 발굴 위주였던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작년 4월에는 AI 기반 단일세포 유전자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SCADE(Single Cell AI Discovery Engine)를 론칭했다.

단일세포 시퀀싱 기술로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Brain Bank의 뇌 조직을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한 게 강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퇴행성 뇌질환 혈액진단키트도 개발 중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이 품목 허가 시 국내 상업화에 대한 우선 협상 권리를 보유했다.

◇외국계 펀드 자금 유입, 400억대 현금 확보…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디앤디파마텍은 발테드 지분을 추가 확보하며 타이번 캐피탈로부터 197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도 유치했다. 타이번 캐피탈은 Tybourne Strategic Opportunities Fund II LP가 최대주주인 Aquila Investments XX를 통해 투자를 집행한다.

타이번 캐피탈은 홍콩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근거지를 둔 글로벌 투자기관이다. 2021년 기준 헤지펀드 포함 약 86억달러, 11조7600억원의 운용자산(AUM)이 보고된 바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에는 AI 진단 기업 루닛에 투자 및 회수한 이력이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타이번 캐피탈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연구개발 등 운영비에 투입할 계획이다. 디앤디파마텍의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254억원으로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보유 현금을 400억원대까지 늘리게 됐다.

디앤디파마텍 GLP-1 계열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

디앤디파마텍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GLP-1/GCG 이중작용제 기반 MASH 치료제인 DD01이다. 작년 8월 임상 2상의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4주 동안 투약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후 12주로 투약기간을 늘려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 발표 예정인 DD01의 임상 2상에 대한 1차 평가지표 결과를 기반으로 기술이전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최근 3개월 사이 기업가치가 2배 규모로 뛰었다. 13일 종가는 9만7700원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섰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타이번캐피탈은 현금, 기존의 발테드 투자자는 현물로 투자하는 형태의 CB"라며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추진력 있게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발테드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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