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한지 20년이 됐다. 연간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기술특례 상장기업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을 둔 부분이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매출 요건을 5년간, 법차손 요건을 3년간 충족하지 못해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었다. 기술특례기업은 자생력을 갖췄을까. 더벨이 기술특례 새내기 기업의 성장 길목을 들여다봤다.
마음AI는 2021년 11월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올해 상장 5년차에 접어들면서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순손실(법차손) 요건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지난해 법차손 요건이 종료된 상황으로 올해부터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상황이 반등 국면을 맞이한 건 최근 몇 달 사이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면서다. 주가 상승으로 전환사채(CB)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자본총계가 증가했다. 법차손 비율도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 직후 마음AI는 11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주가 반등으로 조달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뀐 만큼 신사업 확장과 재무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노린 행보다.
◇1회차 CB 전환 마무리, 법차손 우려 해소
마음AI는 2014년 보광그룹 계열사 '마인즈랩'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유태준 마음AI 대표가 이듬해 경영권을 인수했고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금의 사명으로 간판을 교체한 건 지난 2023년이었다.
2021년 11월 기술특례상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이래 적자를 끊어내지 못한 탓에 위기를 겪었다. 마음AI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법차손 비율은 64%에 달해 법차손 기준을 초과했다. 2021년 11월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됐다.
마음AI는 상장 첫해에 연결기준 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78억원)은 2023년(102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70억원 수준으로 2023년(38억원)보다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18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부담스러운 수준의 지급 수수료가 발목을 잡았다. 마음AI는 2021년부터 AI 연구·개발 비용보다 많은 30억원 이상을 수수료로 지출했다. 매년 영업비용의 20% 이상을 수수료로 사용한 셈이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23억원을 지급 수수료로 지출했다. 영업비용(111억원)의 20%에 해당한다.
코스닥 상장규정 53조에 따라 연간 매출이 30억원 미만인 상장사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최근 3년 중 2년의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 이상인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상장 당해를 포함해 5년간 매출 요건, 3년간 법차손 요건을 면제 받는다.
마음AI의 유예 적용 시점은 상장 첫해(2021년)가 아닌 2022년부터다. 코스닥 상장규정 53조 2항에 따르면 상장일부터 사업연도 말까지의 기간이 3개월 미만일 경우 유예 기간이 1년 늦춰진다. 마음AI는 11월에 상장해 해당 규정의 영향을 받았다.
1회차 CB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었다. 지난 몇 달간 전체 물량(150억원)의 97.5% 정도에 해당하는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이날까지의 전환청구권 행사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자본총계는 359억원으로 불어나게 되고 법차손 비율은 25%로 하락한다. 관리종목 지정 허들을 넘는 것이다.
새 정부의 정책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며 전환청구권 행사에도 힘이 실렸다. 주가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상승했다. 최근 주가는 2만2700원~2만790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중 저점(9900원) 대비 2배 넘게 오른 수치다.
자료=네이버 증권
◇110억 현금 확보, 신사업 구체화 포석
법인세차감전순손실(법차손) 리스크를 해소한 마음AI는 곧바로 자금 수혈에 나섰다. 마음AI는 이번 조달을 통해 재무 체력을 비축하고 신사업 전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마음AI는 2회차 CB(80억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30억원)를 통해 약 11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CB에는 △이지스자산운용 △IBK투자증권 △이현자산운용 등이 투자했고 유증에는 웰컴자산운용이 단독 출자했다. CB는 이달 27일, 유증은 2025년 7월 3일이 납입일이다.
유리한 조건으로 설정된 CB의 발행 조건이 눈에 띈다.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이자율은 각각 0%, 2%로 설계돼 이자 부담 적다. 또 발행 1년 뒤에는 매도청구권(콜옵션)도 행사 가능하도록 설정된 점도 마음AI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투자자들로부터 마음AI의 기술력이 인정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마음AI는 2021년 기술 평가 당시 A, AA의 기술평가를 받은 바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마음AI는 재무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본업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앞서 문제가 됐던 법차손 리스크가 재발하는 것을 막는 방지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달금은 운영·연구개발 비용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실탄으로 쓰인다. 특히 피지컬 AI 등 신규 모델 구체화에 투입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 할 계획이다. 마음AI는 이번 조달을 계기로 성장 모멘텀 확보에 주력한다.
마음 AI의 IR 담당자는 올해 실적에 대해 "온디바이스 AI와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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