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가 조기 기술이전을 고려했던 파이프라인의 자체 임상에 속도를 내면서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연구개발비 조달에 나선다. 투자자들은 최근 1년 새 2조원을 넘어선 보로노이의 주가 상승 국면에도 추가적인 밸류업 가능성에 베팅한 모습이다.
특히 이번 CB에 설정된 콜옵션 조항이 눈길을 끈다. 통상적인 20% 수준의 콜옵션 외에도 추가로 80%의 콜옵션을 설정했다. 주가가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의 보통주 전환을 유도하는 조항을 통해 셀다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투자자 보통주 전환 유도, 발행사 입장 유리한 조건 설정 보로노이는 최근 500억원 규모의 사모 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 CB의 주당 전환가액은 10만8381원이다. 주식 전환 시 최대 46만1335주가 발행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발행될 수 있는 주식의 주식총수 대비 비율은 2.45%다.
디에스 Prestige. VI-R 일반 사모투자신탁, 디에스 Prestige.VI 신기술투자조합, 신한-디에스 Secondary 신기술사업투자조합, DS투자증권, 신한-오픈워터 Pre-IPO 투자조합 제1호, 오픈워터 시그니처 Pre-IPO 투자조합1호 등이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CB의 납입일은 오는 7월 4일로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다. 사채발행일로부터 1년간은 전환권 행사 및 분할이 금지된다. 사채의 만기일은 2030년 7월 4일로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7월 4일부터 2030년 6월 4일까지다.
CB에 삽입된 콜옵션 조항이 눈길을 끈다. 통상적인 20% 수준의 콜옵션 외에도 80% 물량에 대해 조건부 중도상환청구권 형태의 콜옵션을 추가 설정했다. 주가가 전환가액의 150%에 도달할 경우 보로노이가 매달 CB의 20%를 회수할 권리를 삽입했다.
주가가 전환가액의 200% 도달한 뒤 투자자가 보통주를 전환하지 않으면 50%까지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향후 기술이전이나 임상 성과로 인한 주가 상승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보통주 전환을 사실상 강제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을 통한 수익 실현 구간에 진입해도 일부 물량만 전략적으로 엑시트하고 나머지는 CB로 보유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가능하다. 풋옵션 조항을 삽입하면 투자자들이 CB 전환을 미루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셀다운 전략을 방지할 수 있다.
보로노이는 조달 자금을 VRN10 및 VRN11의 임상 등 연구개발 및 운영 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보로노이의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430억원으로 넉넉한 편이다. 그러나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이 가속화되며 연구개발비가 매년 늘고 있다.
보로노이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291억원으로 전년 250억원 대비 16.4%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60억원 대비 88.6% 증가했다. 연간 연구개발비는 45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추가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500억 자금 조달, 충분한 현금에도 연구개발비 추가 확보 보로노이는 최근 1년 새 2배 넘게 기업가치를 키웠다. 6월 30일 종가는 10만9500원으로 시총은 2조원 수준이다. 작년 7월 1일 장중 최저가 4만8300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올해 3월 10일에는 장중 15만3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 국면에도 투자자들은 보로노이의 기업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VRN10, VRN11 등 파이프라인의 사업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로노이는 당초 조기 기술이전을 고려했던 후보물질에 대해 확장적 임상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VRN10은 HER2 타깃 표적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 내성 돌연변이 및 뇌전이암 치료효과가 개선된 유방암을 주요 적응증으로 한다. 작년 12월 호주, 올해 3월 국내에서 1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통해 임상 개발을 진행 중이다.
VRN11은 4세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다. 2023년 10월 국내 식약처, 작년 1월 대만 식약처로부터 1상 IND 승인을 받고 임상 개발 중이다. 보로노이는 향후 미국 의료 기관을 추가해 약 10개 기관에서 글로벌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VRN10은 당초 전임상 기술이전 목표에서 자체 임상을 통해 초기 휴먼 PoC까지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VRN11은 1상 후 기술이전 계획에서 2상까지 직접 해보겠다는 전략에 힘을 주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