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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신한카드 vs 삼성카드

카드사 1위 쟁탈전, 수장 경영역량이 판 가른다

⑦[리더십] 내부 출신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조직 슬림화…'전자맨' 김이태 사장, 본업 강화

유정화 기자  2025-07-02 16:09:3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나란히 새 대표를 선임한 두 회사는 수장들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풍부한 내부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 박창훈 사장과, 관료·산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한 김이태 사장의 리더십은 두 카드사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그간 두 카드사는 오랜 기간 장수 CEO 체제 속에서 경쟁을 이어 왔다. 올 들어선 양상이 달라졌다. 내실 경영에 집중하던 삼성카드는 본업을 중심으로 영업 확대에 나섰고,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던 신한카드는 비용효율 중심 전략으로 전환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새 수장들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올 초 수장 교체한 두 카드사, 조직개편 의미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올 1월과 3월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두 카드사는 양호한 수준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지속하고 있어 수장 교체가 의외라는 평가도 나왔다. 업계는 안정 대신 쇄신과 혁신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보고 있다.


두 수장은 출신에서부터 차이를 보인다. 박 사장은 신한카드 내부 출신으로 1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1968년생인 박 사장은 1993년 LG그룹에 입사한 뒤 신한카드로 통합되기 전 LG카드 시절부터 카드사에서 근무했다. 2015년 코드나인(Code9) 추진팀장을 맡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군을 나눠 상품을 개발하는 코드나인을 만들기도 했다.

박 사장은 2019년 신한카드 신성장본부장에 선임됐다. 신성장본부는 당시 신한카드가 역점 사업으로 꼽은 △오토금융 △Fee-biz(중개수수료) △렌탈 등을 담당한 부서다. 이후엔 DNA추진단 단장을 맡아 데이터 사업을 총괄했고 사장 선임 직전에는 유일하게 페이먼트그룹 그룹장을 맡아 카드상품 개발, 마케팅 등 결제 사업 전반을 총괄했다.

반면 1966년생인 김이태 사장은 외부 출신이다. 김 사장은 2002년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 과장, 국제금융과 과장을 지냈다. 이후 2016년 삼성전자 임원으로 입사해 9년 만인 올 3월 삼성금융 주요 계열사 중 한 곳인 삼성카드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취임 이전엔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았다. 삼성벤처투자는 반도체,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인터넷, 바이오 등 초기 기업부터 기업공개 단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김이태 대표 체제에서 삼성벤처투자는 총 10개 펀드(3550억원 규모)를 결성하면서 운용자산(AUM)은 3조4810억원으로 확대됐다.

두 카드사는 수장 취임과 맞물려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카드는 김 사장이 내정자였던 지난 12월 마케팅본부와 카드사업본부에 변화를 줬다. 마케팅본부는 신용판매와 자동차 사업의 연계를 통한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전략사업본부로부터 자동차 사업을 인수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1분기 할부금융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드사업본부는 회원 유치와 채권회수의 기능을 통합한 통합사업단을 도입했다. 회원 유치 단계에서부터 여신 관리까지 전 과정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변화로 풀이된다. 단순히 실적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량 고객 확보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박 사장 체제에서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4그룹 20본부 81팀 체계에서 4그룹 20본부 58부 체계로 재정비하는 등 '대부제'를 골자로 했다. 핵심 기능을 '부'를 중심으로 통폐합해 업무 효율화를 도모하는 한편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해 조직내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하겠단 의도다.

◇쇄신 나선 두 수장의 엇갈린 사업 전략

특히 올해 두 카드사의 사업 전략이 엇갈리면서 두 수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내실경영에 집중하던 삼성카드는 올 들어 그간 보수적 영업 기조를 깨고 적극적으로 개인 신용판매(신판) 확대에 나섰고, 신한카드는 희망퇴직과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며 비용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양호한 실적을 이어 오던 두 카드사의 수장을 교체하는 건 조직을 쇄신하라는 모그룹의 메시지"라며 "선례를 감안하면 업계 1위 경쟁에 있어 유의미한 경쟁력만 보여준다면 장수 CEO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두 카드사는 탄탄한 시장 입지를 기반으로 장수 CEO를 배출해 왔다. 특히 신한카드는 2007년 통합 출범 이후 18년간 5명의 대표이사를 뒀다. 초대 이재우 전 대표부터 위성호 전 대표, 임영진 전 대표 모두에게는 장수 CEO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녔다. 신한카드가 오랜 시간 국내 카드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해 온 영향이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6명의 대표이사를 거쳤다. 원기찬 전 삼성카드 대표이사는 2014년부터 2020년 3월까지 약 6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대환 전 대표도 2020년 취임해 올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두 명의 장수 CEO는 삼성카드의 내실경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은 그룹 출신 인사를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중용하고 있다. 현 수장인 김이태 사장을 비롯해 원기찬 전 대표, 최치훈 전 대표, 최도석 전 대표, 유석렬 전 대표는 모두 삼성전자를 거친 인물이다. 전임 대표인 김대환 전 대표는 삼성 금융사의 큰형격인 삼성생명 부사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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