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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신한카드 VS 삼성카드

돈 잘 버는 신한, 돈 관리 잘하는 삼성

①[수익성] 실적 가른 건 조달·대손 비용…비용 효율화 VS 신판 확대 1위 경쟁 지속

유정화 기자  2025-06-23 07:50:1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삼성카드가 '부동의 1위' 신한카드를 제치고 카드업계 순이익 왕좌에 올랐다. 신한카드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했지만, 어려운 업황 속 수년간 내실경영에 집중해 온 삼성카드를 넘을 순 없었다. 작년과 올해 두 카드사의 실적을 가르고 있는 핵심은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다.

올해 두 카드사는 엇갈린 전략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올 들어 그간 보수적 영업 기조를 깨고 적극적으로 개인 신용판매(신판) 확대에 나섰고, 신한카드는 희망퇴직과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며 비용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삼성카드, 올 1분기에도 신한카드 제치고 순익 '1위'

각사 사업·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삼성카드의 연간 순이익은 6646억원으로 신한카드(5721억원)을 넘어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신한카드는 올 1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6.27% 줄어든 1369억원에 미치며, 삼성카드(1844억원)에 승기를 내줬다.


영업수익을 보면 신한카드는 올 1분기 1조4692억원을 기록해 삼성카드(1조674억원)에 앞섰다. 격차는 4018억원에 이른다. 부문별로 보면 신한카드가 카드사업에선 9447억원으로 삼성카드(9511억원)에 근소하게 밀렸지만, 할부금융·리스 사업 부문과 기타 부문에서 각각 2113억원, 1968억원 삼성카드보다 많았다.

신한카드가 일찍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익 다변화에 나선 결과다. 회원 수와 자산 등 외형에선 여전히 정상을 지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회원 수는 1441만명으로 삼성카드(1329만명) 보다 많았다. 사업 부문별 취급액을 보더라도 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모두 신한카드가 앞서는 양상이다.


결국 실적을 가른 건 비용이다. 신한카드는 삼성카드(8225억원) 보다 4683억원 많은 1조2908억원을 영업비용으로 지출했다. 먼저 신한카드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으로 삼성카드(1740억원)보다 817억원 많은 2557억원을 반영했다. 카드사는 이용금액이나 대출 금액 가운데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미리 적립해 비용으로 처리한다.

카드사 연체율이 오르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삼성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1.03%로, 전분기 대비 0.03%p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61%로 전분기 대비 0.10%p 늘었다. 그 결과 삼성카드가 1년 전보다 대손비용을 0.7% 줄인 반면 신한카드 대손비용은 1년 사이 13.8% 늘었다.

조달 비용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올 1분기 삼성카드는 자금을 조달하며 총 1357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신한카드(2739억원) 보다 1382억원 적은 금액이다. 이는 두 카드사의 차입금 만기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와 비교해 3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많은데, 신규 발행 카드채 금리가 더 높다 보니 비용에서 우위를 보였다.

삼성카드 한 관계자는 "선제적 자금조달과 만기 분산을 통해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며 "삼성카드는 차입금의 만기를 고르게 분산하고, 회사채 등 장기 차입금 중심의 조달 전략을 유지함으로써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분기보고서를 통한 두 카드사간 구체적인 비용 비교는 어렵다. 신한카드는 지주사 회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이자비용, 수수료비용 등으로 비용을 기재했다. 반면 전업 카드사인 삼성카드는 금융비용, 판매비 등으로 비용 항목을 구성하고 있다.

◇핵심 수익원 '개인 신판', 점유율 격차 단 0.44%p

올해도 두 카드사 간 순위 경쟁을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그간의 비용 효율 전략에서 벗어나 영업확대 기조로 전환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는 고효율 사업에 집중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인력 감축을 통한 고정비 절감에 나서며 비용 중심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올 1분기 본업인 신용판매 이용액이 38조6990억원으로 전년 동기(35조6040억원) 대비 8.7% 증가했다. 작년 4분기(38조4090억원) 대비로도 0.8% 증가한 수치다. 신용판매 이용액은 2023년 3분기 이후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4년 이후 매 분기 성장세를 유지하며 반등하고 있다.

특히 개인 신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카드의 개인 신판 이용실적 기준 점유율은 18.04%로 전달(17.88%)보다 0.16%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18.51%에서 18.50%로 0.01%p 하락했다. 점유율 차이는 1년 전 1.31%p에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개인 신판은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리볼빙 등으로 이자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어 카드사의 이익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앞서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리뷰하는 보고서에서 "개인 신판 중심 사업 영위를 추진한 만큼 향후 건전성 관련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신한카드는 고효율 사업에 집중하며 비용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신한카드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6개월 만이다. 당시 62명이 회사를 떠났는데 이는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였다. 일반적으로 희망퇴직은 일회성 비용 증가로 단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다.

신한카드가 임직원 수를 줄이며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나선 것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카드 임직원(정규직)의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직원 수)은 6억8874만원으로 삼성카드(8억9382만원)보다 낮았다.

앞서 신한카드는 하반기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81팀을 58부 체제로 재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팀장급 자리는 약 28% 감소했다. 조직개편은 팀별 핵심 기능을 부(部) 중심으로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눈에 띄는 점은 '페이먼트 연구개발(R&D)팀'과 '영업기획팀'을 합쳐 '영업기획부'를 출범한 것이다. 이는 페이먼트 분야에서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올 하반기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유력하다는 점 역시 통폐합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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