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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

에이블씨엔씨, 'K-뷰티 호황' 미국 도전 빛볼까

아마존에서 BB크림 인기몰이, 3분기부터 성장 모멘텀 가능성

변세영 기자  2025-07-17 15:33:4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로드샵 신화를 이끌었던 원조 K-뷰티 형님인 에이블씨엔씨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우상향 흐름인데요. 16일 종가기준 주가는 923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는 9850원에 거래되고 있네요. 최근 추이를 살펴보면 5월에는 7000원대, 7월 초에는 8000원대에 진입하더니 7월 중순에는 주당 1만원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실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최근 1년간 다소 지지부진했습니다. 2024년 5월 1만원을 넘긴 후 줄곧 우하향 흐름을 보이며 2024년 9월 7000원 초반까지 하락했습니다. 이후 6000원~7000원대 박스권에 장기간 갇혀 있는 상태였죠.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된 건 2025년 4월 중순부터입니다. 주가가 5000원대 후반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건데요. 특히 기관을 중심으로 순매수세가 나타내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에이블씨엔씨는 로드샵 신화를 이끈 K-뷰티 대표주자 중 하나입니다. 2024년 매출액은 2639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입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3.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2%나 수직상승했습니다. 연결기준 2019년 매출액이 42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외형은 크게 축소됐지만 에이블씨엔씨 측은 외형 대신 내실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올해도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2025년 1분기 매출액은 603억원, 영업이익은 5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9.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6% 증가했어요. 특히 영업이익률은 8.7%로 최근 2년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에이블씨엔씨는 변화의 파고 앞에 서 있는 상태입니다. 국내 직영 매장을 전면 철수하고자 하는 건데요. 과거와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온라인과 H&B스토어, 해외사업에 주력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에이블씨엔씨의 대전환에 주가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에이블씨엔씨 해외 진출 국가 현황

무엇보다 글로벌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입니다.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56%에 달해요. 그중에서도 기대감이 큰 곳이 미국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프랑스를 꺾고 1위에 오른 바 있죠. 미국에서 K-뷰티 열풍이 폭발적인데요.

에이블씨엔씨의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은 2005년 뉴욕에 미샤 첫 번째 매장을 열며 일찌감치 ‘아메리칸드림’에 나섰습니다. 다만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았고 2013년 미국법인을 완전히 청산했죠. 그러다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7년 만에 미국 시장에 다시 손을 뻗었습니다. 국내 판권을 보유했던 현지 파트너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직진출 재도전에 나선 것이죠.

◇Market View

더벨은 최근 1년간 자료를 찾아본 결과 증권사에서 에이블씨엔씨를 다룬 리포트는 거의 전무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인디뷰티 원조 미국이 뜬다”라는 타이틀의 에이블씨엔씨 기업 리포트를 발간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사업 집중에 대한 성과가 발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라면서 “미샤 브랜드의 BB크림과 쿠션팩트가 아마존 채널 내 색조 화장품 순위 100위권 내 진입 및 상승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빠르면 올해 2분기, 올해 3분기부터 미국향 매출이 주요 성장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습니다. 목표가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K-뷰티 호황이 지속되는 만큼 에이블씨엔씨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셈이죠.

◇Keyman & Comments


에이블씨엔씨의 재무를 담당하는 인물은 송희용 재무본부장(CFO)입니다. 경희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송 CFO는 회계사 출신으로 숫자에 밝습니다. 직전에 건기식 기업 헬스밸런스에서 CFO를 역임하다 2023년 말 에이블씨엔씨로 적을 옮겼죠. 신유정 대표를 서포트해 수익성 경영을 주도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송 CFO와 접촉하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회사의 재무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만큼 바쁜 일정으로 직접적인 코멘트를 듣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홍보대행사를 통해 IR 조직에 주가 상승에 대한 질의를 건네는 방식으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에이블씨엔씨 IR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한국 화장품사의 수출 성장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시장에서 대두되면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수출 성장 호신호를 보이는 당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셀럽 틱톡 영상 화제성과 미국 아마존에서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를 견인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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