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는 2004년 사모펀드(PEF) 제도 도입 이후 국내를 대표하는 토종 하우스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히 투자 성과를 내는 걸 넘어서 사회적 가치와 고용을 중시하는 운영 철학을 토대로 기업 구조조정 해결사이자 성장의 조력자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IMM PE의 모든 투자가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에이블씨엔씨와 한샘 등 외부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포트폴리오도 있었다. IMM PE는 위기 상황에서 정공법을 선택했다.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교보생명 소송에서 보여준 원칙 고수는 출자자(LP)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지고 자산을 지키는 하우스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에어퍼스트 지분 매각 성공 등을 계기로 펀드레이징 혹한기 속에서도 2조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한 것이 LP들의 신뢰를 방증한다. IMM PE는 이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PEF 운용사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2024년 에코비트 인수전에서는 글로벌 거물 칼라일과 진검승부에서 승리했다.
IMM PE는 2025년 말 인사를 통해 차세대 리더십을 전면에 배치했다. 바이아웃을 넘어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을 통한 사업 다각화까지 성공하며 장기간 영속 가능한 PEF 운용사로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2.1. IMM PE의 태동펼쳐보기 접기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제정 이후 활동이 본격화됐다. 법 제정 이전 국내 시장은 해외 PEF 운용사가 장악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뉴브릿지캐피탈이 제일은행 등을 인수해 막대 수익을 챙겨갔지만 국내 자본은 구경꾼에 불과했다.
당시 우리 자본으로 우리 기업을 제대로 키워보자는 일념으로 뭉친 젊은 인력들이 만든 곳이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다. IMM PE는 2001년 설립된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CRC) IMM파트너스에서 출발했다. 이후 IMM파트너스와 IMM창업투자가 합병하면서 IMM인베스트먼트가 설립됐다. IMM PE는 IMM인베스트먼트에서 분리돼 2006년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이후 IMM홀딩스가 IMM PE, IMM크레딧앤솔루션 등을 계열사로 두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IMM이라는 이름은 라틴어 ‘In Manus Mundus(세상이 내 손안에 있다)’의 약자다. 송인준 IMM홀딩스 부회장을 필두로 한 창업 파트너들은 투자 성과를 내면서도 관계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경영 방식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는 잦은 인력 이탈로 조직의 연속성이 끊기던 다른 1세대 PEF 운용사들과 차별화되는 IMM PE만의 장점으로 평가된다.
3.2. DICC와 교보생명 투자: 원칙 앞에 양보 없는 사투펼쳐보기 접기
IMM PE는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증권과 함께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지분 20%를 38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계약에는 기업공개(IPO)가 성사되지 않으면 대주주의 지분을 묶어 팔 수 있는 드래그얼롱 권한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두산그룹 측의 비협조로 드래그얼롱 행사마저 무산되자 IMM PE를 포함한 재무적투자자(FI) 측은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FI 측은 1심 패소와 2심 일부 승소를 거치며 2021년 대법원까지 소송은 이어졌다. 비록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으로 한계에 부딪혔지만 IMM PE는 포기하지 않고 협상 끝에 DICC 매각을 이끌어내며 투자원금에 가까운 회수 성과를 냈다.
교보생명 투자 역시 IMM PE의 인내심을 보여주는 사례다. 2012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과 FI들과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하며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계약을 맺었으나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측과 지분가치 산정 방식 차이로 긴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국제중재재판소(ICC)까지 넘어간 이 분쟁에서 IMM PE는 투자자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PEF 운용사와 맺은 계약이 대주주의 변심이나 시장 상황 변화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선례를 남기기 위한 행보였다. 이러한 소송 사례들은 결과적으로 IMM PE에 대한 LP들의 신뢰를 형성하는 기반이 됐다.
4.1. 대한전선 인수: 절망에서 희망을 일궈내다펼쳐보기 접기
IMM PE의 진가는 위기의 기업을 마주할 때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2015년 재무 위기에 빠진 대한전선 경영권을 확보한 딜이 대표적이다. IMM PE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대한전선 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대한전선은 재무적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초고압 전선 등 본업에 집중하는 사업 재편 전략을 펼치자, 초기에는 부정적이던 내부 직원들의 시선도 바뀌기 시작했다. 부채비율이 높았던 기업이 재무적으로 정상화됐고 미국 시장 진출 기반까지 마련했다.
이러한 기업 정상화에 힘입어 호반그룹이 대한전선 인수자로 등장했다. IMM PE의 대한전선 인수는 PEF가 장기 투자 자본으로 기업 위기 극복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다.
4.2. 태림포장, 태림페이퍼 인수: 제지업계 사업 재편에 영향펼쳐보기 접기
IMM PE가 2015년 태림포장과 동일제지(현 태림페이퍼)를 인수한 딜은 제지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사례다. IMM PE는 양사를 인수함으로써 원지 제조부터 상자 제작까지 이어지는 제지업 밸류체인을 수직 계열화했고, 물류 시스템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양사의 경쟁력 역시 함께 높아졌다.
IMM PE는 태림포장, 태림페이퍼 인수에 약 3500억원을 투입했다. 2019년 글로벌세아그룹에 양사를 매각한 가격은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매각이 성사되면서 IMM PE는 대형 바이아웃을 수행할 수 있는 하우스로서 입지를 완전히 다졌다.
태림포장, 태림퍼이퍼 인수는 토종 PEF 운용사도 특정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정표가 됐다. 글로벌세아그룹은 태림포장, 태림페이퍼 인수에 이어 전주페이퍼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제지업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았다.
4.3. 두산 패키지 딜: 대기업의 리밸런싱 조력자펼쳐보기 접기
IMM PE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수행한 두산그룹 4개 자회사 패키지 딜도 국내 M&A 역사에서 주요한 장면으로 평가된다. 2009년 당시 두산그룹은 미국 밥캣(Bobcat) 인수 후 불거진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DST, SRS코리아, 삼화왕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었다.
해당 구조조정은 단순한 매각이 아닌 합작투자 형태의 새로운 구조로 진행됐다. 두산그룹은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 계열사 지분을 담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했다. IMM PE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SPC 지분 49%를 확보하는 형태로 2700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PEF 운용사가 지분을 인수해 재무적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거래는 공적자금이나 해외 자본이 투입되지 않고 순수 민간 주도로 대기업 구조 조정이 이뤄진 대표 사례로 여겨진다.
5.1. 에이블씨엔씨 인수: 사드 사태의 후폭풍펼쳐보기 접기
IMM PE의 성장 이면에는 뼈아픈 시련도 있었다. 2017년 IMM PE는 미샤로 잘 알려진 로드숍 화장품의 선두업체 에이블씨엔씨를 약 4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화장품 시장은 급격히 성장 중이었고 에이블씨엔씨는 국내 로드숍 시장을 개척한 상징적 기업이었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해외 진출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온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 재편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사드(THAAD) 사태로 인해 핵심 수익원이었던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고, 국내 유통 시장은 올리브영과 같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이커머스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됐다. 이에 미샤를 비롯한 단독 브랜드 로드숍들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며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IMM PE는 에이블씨엔씨를 포기하지 않았다. 자금 수혈과 경영진 교체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었다. 미샤라는 단일 브랜드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입 브랜드를 유통하는 전략도 펼쳤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 결과 최근 에이블씨엔씨는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5.2. 한샘 인수: 예상치 못한 매크로 변화펼쳐보기 접기
IMM PE는 2021년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인 한샘을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22만원이라는 높은 인수 가격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IMM PE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한샘을 리모델링 전 과정을 아우르는 프롭테크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 있었다.
위기는 예상하지 못한 거시경제 변화로 찾아왔다.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와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이 겹치며 한샘의 핵심 수익원인 리모델링 수요가 급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며 한샘 실적은 급락했다. 주가도 동반 하락하면서 IMM PE가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IMM PE는 소방수로 김유진 IMM PE 부사장을 한샘 대표이사로 보냈다. 김 부사장은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한샘몰' 고도화와 무한책임 리모델링 서비스를 도입하며 한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인 와중에도 2023년 하반기부터 한샘은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한샘은 이제 주거 문화 전체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6.1. 에어퍼스트 지분 매각: 위기에서 빛난 엑시트 역량펼쳐보기 접기
한샘과 에이블씨엔씨의 부진으로 하우스가 흔들릴 수 있었던 시기에 IMM PE를 구원한 건 에어퍼스트 지분 일부 매각이었다. 2019년 IMM PE는 글로벌 화학사 린데로부터 산업가스 부문인 린데코리아를 약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후 사명을 에어퍼스트로 바꾸고 공격적 설비 투자도 단행했다.
에어퍼스트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 등 핵심 반도체 라인의 가스 공급권을 따내며 기업 가치를 폭발적으로 키웠다. 이는 IMM PE가 파견한 전문 경영진과 운용역들이 현장에서 발로 뛴 결과였다.
IMM PE는 2023년 에어퍼스트 지분 약 30%를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 약 1조10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지분 일부만 팔았음에도 투자 원금의 대부분을 회수하는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이 수익은 LP들에게 배당으로 돌아갔다. 이를 통해 IMM PE가 한샘과 에이블씨엔씨로 겪은 시련에도 건재함을 증명하는 사례가 됐다.
6.3. 에코비트 인수: 글로벌 톱티어 하우스와 대등한 경쟁펼쳐보기 접기
2024년 진행된 에코비트 인수전은 토종 PE 대표인 IMM PE와 세계 3대 PE인 칼라일 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였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티와이홀딩스가 내놓은 에코비트는 국내 최대 종합 환경 플랫폼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인수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장기간 딜이 없었던 칼라일은 막강한 자금력 덕분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IMM PE와 칼라일의 2파전은 치열했다. IMM PE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에 참여했다. 국내 환경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실질적 ‘오퍼레이션 밸류업’ 능력을 무기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2조700억원의 몸값을 제시한 IMM PE가 칼라일을 따돌리고 최종 승기를 잡았다. 칼라일을 꺾고 에코비트를 인수했다는 사실은 IMM PE에게 단순한 자산 추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에서 이제 IMM PE는 글로벌 톱티어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하우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7.1. IMM크레딧앤솔루션의 설립펼쳐보기 접기
IMM PE는 2020년 사업 다각화를 위해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을 설립했다. 기존 ‘로즈골드’ 시리즈로 대표되는 IMM PE의 바이아웃 펀드는 기업 전체를 인수해 밸류업 하는 투자를 추구했다. 하지만 ICS는 소수지분 투자, 메자닌(CB·BW), 사모대출(Private Debt) 등 다양한 형태의 크레딧 투자를 지향한다. 이는 PE가 크레딧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른 것이다.
ICS는 출범 직후 SK루브리컨츠(현 SK엔무브) 지분 40%를 약 1조1000억원에 인수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대기업의 비핵심 자산 유동화 수요를 정확히 파고든 이 딜은 ICS가 단숨에 크레딧 시장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ICS는 IMM PE 내부에서 육성된 전문가와 외부 수혈 인력이 조화를 이루며 독자적 트랙 레코드를 쌓고 있다. 특히 하이테크 제조, 배터리 소재 등 성장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기존 바이아웃 펀드와는 차별화된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KT클라우드, 아워홈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크레딧 시장의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