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는 두 차례에 걸쳐 여행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1100억원의 감액배당을 단행했다. 여행업계를 오랫동안 괴롭힌 코로나19 팬데믹 침체 터널의 끝이 보일 즈음 내린 결정이다.
앞서 대규모의 감액배당은 장기간 침체를 보인 총주주수익률(TSR)을 끌어올리며 대주주와 소액주주 모두를 만족시켰다. 하나투어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밸류업 계획까지 내놓고 자기주식(자사주)을 소각하는 등 주마가편에 나섰다. 2023년 본격적인 리오프닝이 시작됐고 이제는 실적이 뒷받침될 것이란 자신감이 자리해 있다.
◇메리츠금융·두산밥캣 이어 세 번째로 큰 1100억원 하나투어가 2022년부터 3년 간 자본금 전입을 통한 감액배당 규모는 약 1131억원이다. 같은 기간 메리츠금융지주(6890억원)와 두산밥캣(2079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을 배당했다.
메리츠금융지주 및 두산밥캣과 하나투어의 다른 점은 업종 외에도 직전 3년 간 수익성에서 찾을 수 있다. 감액배당의 경우 재원 자체가 자본준비금 등에서 나오는만큼 손익 여부와 관계는 없다. 다만 메리츠금융지주와 두산밥캣은 꾸준하게 양의 현금흐름과 대규모 영업이익을 인식하는 중 주주환원을 단행했다.
하나투어의 직전 3년(2022년~2024년) 연평균 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연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간신히 양의 지표를 나타내긴 했지만 14억원에 불과하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023년을 제외하면 모두 음의 지표(-)를 나타냈다.
하나투어는 이기간 꾸준히 2000억원에 육박하는 유동성을 보유했지만 전반적으로 영업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1000억원이 넘는 감액배당을 단행한 것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한 주주에 대한 보상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배당을 중단했던 것도 대규모 감액배당을 단행한 이유로 꼽힌다.
◇감액배당 외 자기주식 3.42%도 소각 주주환원 핵심지표도 '총주주환원율'로 통상 감액배당은 주주환원을 주장하는 소액주주와 상속·증여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최대주주 모두 만족시킨다. 다만 주식발행초과금이나 감자차익(자본·이익준비금)을 지속적으로 감액하는 건 부담이 있다. 또 정부 및 관계 기관에서 감액배당 과세를 놓고 의견을 모으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 지속 가능성 여부를 두고 고려할 사안이 많다.
하나투어는 감액배당을 둘러싼 제반 사항이 바뀌더라도 주주환원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올해 4월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에 동참한 게 일례다.
하나투어가 제시한 주주환원 확대계획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결당기순이익의 50%안팎을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으로 집행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더불어 밸류업의 성과를 가늠하기 위한 핵심 지표로 '총주주환원율'을 제시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통상 TSR로 살피는 총주주수익은 주가변동율에 배당금수익을 더해 산출한다. 앞서 하나투어의 감액배당 등도 TSR을 통해 그 효과를 산출할 수 있다. 다만 TSR의 경우 실질적인 자기주식 변동에 따른 주주환원을 가늠할 수 없다. 총주주환원율은 앞서 TSR에 자기주식매입 및 소각 등을 추가해 산출한다.
통상 자기주식의 경우 실제로 소각하기 전까지는 자기주식 보유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기존 배당 정책에서 자기주식을 더하는만큼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환원 규모가 늘어나게 된다.
하나투어가 올해 소각한 자기주식 규모는 54만9253주다. 소각 전 발행주식총수(1603만9185만주)의 3.42%로 적지 않은 물량이다. 2016년 보유 자기주식 가운데 일부인 2만6910주를 직원 상여 목적으로 처분한 이후 약 9년 만에 처음으로 보유주식에 변동이 생겼다.
하나투어는 향후 3년 성장 규모가 2024년 대비 수익성과 볼륨 모두 40% 성장할 것을 고려해 적극적인 밸류업 계획을 내놨다. 하나투어가 제시한 2027년 경영성과 목표는 각각 매출액 90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 이상이다. 앞서 배당 및 주주환원 재원을 확대하더라도 이 목표치를 달성하면 충분히 감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