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 캡(K-CAB)'의 흥행에 힘입어 연 매출 1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HK이노엔에게 H&B사업의 부진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컨디션과 헛개수 등 인기 상품으로 HK이노엔 수익의 한 축을 책임졌던 주력 사업이 성장 정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국내 시장 경쟁 심화와 해외 사업구조 재편 등으로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품질관리 리스크까지 겹쳐 사업부문 영업 적자도 기록했다. HK이노엔 전체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하반기 반등 계기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부터 매출 소폭 감소, 2분기 사업부문 영업손실 H&B(Health & Beauty) 사업은 케이캡 출시 이전 HK이노엔을 지탱해온 주력 사업 중 하나다. 제 30호 국산 신약 케이캡이 출시된 첫 해 2019년 기준 H&B 부문의 매출은 73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3.5%를 차지했다. 컨디션과 헛개수가 각각 수익의 9.2%와 3%씩을 책임졌다. 이듬해에도 13.6%로 적지 않은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H&B 부문 매출 비중은 10.3%로 낮아졌다. 2022년 944억원까지 확대됐던 매출이 2023년과 작년 940억원과 924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어난 케이캡의 선전 등에 힘입어 전체 매출은 8971억원까지 성장했지만 H&B 성장 둔화로 1조원 매출 목표는 아쉽게 이루지 못했다.
H&B 매출 부진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숙취 해소제 시장의 경쟁이 매년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컨디션 등 일부 수출 판권을 관계사 콜마글로벌로 이관했다. 이관 전 컨디션의 연 수출액은 약 30억원 수준이다.
올해에는 품질 관리 리스크까지 겹쳤다. 헛개수와 티그로, 새싹보리 등을 생산하는 외주 공장 내 설비 문제가 발견돼 제품 회수가 이뤄졌고 작년 상반기 459억원에서 414억원으로 9.8% 감소했다.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8.1%로 10% 이하로 축소됐다.
H&B 사업의 부진은 단순 매출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작년 기준 H&B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9.2%로 고수익성 사업인 전문의약품(ETC) 부문의 9.9%와 비슷한 수익성 지표를 보이고 있다. 작년 전체 영업이익에서 H&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6%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는 H&B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2분기 제품 회수 영향으로 1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HK이노엔의 전체 2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243억원에서 195억원으로 19.8% 줄어들었다. 1분기 10.3%까지 높아졌던 영업이익률은 2분기 7.4%로 낮아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생산 공정과 품질 이슈 등을 자체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공정 상 이슈를 발견했다"며 "일시적 문제일 뿐 하반기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총 매출 5104억, 케이캡 비중 20% 넘어서 HK이노엔의 전체 매출은 올해 상반기 증가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상반기 매출은 총 5104억원으로 작년 대비 18.2% 늘어났다.
상반기 동안에만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케이캡의 성장이 눈에 띈다. 1분기 514억원에 이어 2분기 5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총 104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919억원 대비 13.9%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5%에 달한다.
케이캡 성장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의 출시다. 2018년 품목허가를 얻은 케이캡은 물질과 결정형, 염, 제법, 용도, 제형 등 다양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캡 물질 특허는 2031년 8월 25일까지고 결정형 특허는 2036년 3월 12일까지다.
하지만 제네릭 의약품을 준비하는 경쟁사들과 결정형 특허를 놓고 소송이 벌어졌고 최근 2심까지 패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2036년까지로 예상하고 있던 결정형 특허가 보호되지 않을 경우 2031년 곧장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HK이노엔은 계속 법정 다툼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해외매출을 통한 보완책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사들의 경쟁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빠르게 해외 시장을 선점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현재 HK이노엔은 14개국에 케이캡을 수출하고 있다.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는 4분기 중 FDA 품목 허가 신청도 계획 중이다. 상반기 HK이노엔의 케이캡 수출액은 50억원으로 작년 18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