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인적분할 추진으로 주주 반발을 샀던 파마리서치가 분할 철회와 함께 달라진 소통법을 나타내고 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5페이지 분량의 첫 IR 자료를 공개했다.
그동안 기업 규모에 비해 외부 소통에 소극적이었지만 주주 갈등을 계기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적 호조세가 이 같은 소통법에 힘을 실어준다. 시가총액은 이제 7조원을 바라본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 9% 상승, 시가총액 7조원 육박 8일 파마리서치는 2025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70% 늘어난 1406억원, 영업이익은 81.5% 늘어난 55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20억원으로 46.3% 늘었다. 분기 매출 만으로 작년 매출 40%를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39.7%에 육박한다. 2분기 실적이 발표된 8일 종가 66만4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6조8987억원이다. 작년 8월 9일 종가 17만2000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파마리서치는 스킨부스터 '리쥬란'을 주력으로 화장품, 의약품 등 제품군을 보유했다.
파마리서치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첫 IR 자료를 공개했다. 5페이지 분량의 다른 기업 대비 간소한 자료일 뿐이지만 처음으로 공개한 IR 자료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그저 실적 공시만 하는 것이 아닌 세부 실적을 제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내수와 수출 실적과 함께 품목별 실적도 공개했다. 지역별 및 국가별 매출과 기여도도 함께 IR 자료에 담았다. 그간 사업보고서 정도 홈페이지에 별도 공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소속 부서에서 진행한 업무로 파악된다.
이 같은 역대급 실적에 달라진 IR 소통법은 최근 파마리서치르 둘러싼 일련의 에피소드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투자 담당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에스테틱 사업 담당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분할을 통해 재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부정 여론과 주주의 반발을 넘지 못하며 이내 철회했다.
파마리서치는 7월 8일 입장문을 통해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소통의 충분성에 대한 주주의 의견을 신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처음 홈페이지를 통해 실적 IR 세부 자료를 공개하며 주주 소통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3년간 준비한 계획이 불과 3주 만에 백지화됐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인적분할 철회를 발표한 7월 8일 종가는 58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13.7% 상승했다. 그로부터 한달간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며 최근 시총이 6조원을 넘어섰다.
◇내수·수출 고른 성장, 화장품·톡신 브랜드 확장 효과 실적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전 제품군에서 내수와 수출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의료기기의 내수 매출은 607억원, 수출은 234억원으로 전년 314억원, 116억원 대비 각각 93.4, 109.5% 증가했다. 화장품 수출 역시 195억원으로 전년 113억원 대비 72.6% 상승하며 눈에 띄었다.
리쥬란의 브랜드 성장을 기반으로 화장품, 보툴리눔 톡신 등 다른 사업 매출까지 함께 늘어나는 시너지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리쥬란 브랜드를 통해 힐러라인, 클리닉라인, 더마힐러라인 등 제품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톡신 사업은 전용 생산시설을 보유한 과반 수준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를 통해 영위한다. 파마리서치바이오의 작년 매출은 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억원, 당기순이익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파마리서치의 매출 분포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2분기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만 전체의 51%로 약 700억원 이상이다. 외국인의 제품 수요 증가는 의료 관광 등 내수 확대 효과로도 이어졌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실적 상승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국내 매출은 외국인의 의료 관광 수요가 늘어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