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BT(생명공학기술)·IT(정보통신기술) 융합' 기술 공유 사업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사업 확장을 위한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
팬데믹 당시 축적한 현금을 기반으로 신중한 신사업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올해 상반기 비(非) 코로나 제품을 중심으로 현금 창출력을 강화했다. 연구개발(R&D)에 따른 법인세 환급 효과도 현금 확보에 기여했다.
◇GI·HPV 등으로 매출·영업이익 선전, 환율 여파에도 순이익 유지 씨젠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3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901억원 대비 2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도 15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은 221억원에서 289억원으로 늘었다.
비코로나 제품 성과가 두드러지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RV(호흡기)와 PB(호흡기) 매출은 감소했으나 소화기(GI)와 자궁경부암(HPV) 제품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비코로나 부문 매출은 154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다. 전년 동기 1281억원 대비 20.77% 성장한 수치다.
상품으로 분류되는 분자진단 장비 등의 매출도 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2% 늘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확대됐지만 비교적 원가가 적게 드는 제품 매출이 이를 상쇄했다. 씨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82%로 집계됐다. 2023년, 2024년 2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한 뒤 의미있는 실적이다.
◇영업현금 663억 순유입, R&D 투자금 세액 공제액 한몫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현금 창출력 개선도 주목할만하다. 씨젠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63억원 순유입으로 나타났다. 작년 동기 368억원 순유입 규모와 비교하면 1.8배 늘었다. 특히 작년 한해 연간 854억원 순유입 금액과 맞먹는 수준을 올해 상반기만에 확보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상반기 순이익 외에도 기술 공유 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위해 지출한 연구개발(R&D) 비용이 세액 공제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현금 확보 효익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유입된 현금만 102억원에 달한다.
2분기 말 연결 기준 씨젠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68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보유 금액 2597억원과 비교하면 3.54% 늘어난 수치다.
씨젠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기술 공유 사업을 핵심 과제로 삼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씨젠의 진단 기술을 각국 대표 기업들과 공유하는 전략이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현지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진단 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다.
향후에도 신사업 확장을 통해 비코로나 기업으로의 전환을 지속한다. 현재까지 씨젠이 기술 공유 협력을 맺은 국가는 스페인과 이스라엘 등 총 2곳이다. 2028년까지 100개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 목표를 고려하면 해당 사업은 초기 단계에 있어 아직 실적에 기여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씨젠은 IT 인프라 확충을 위한 소규모 M&A(인수합병)를 통해 기술 공유 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작년 1월 IT기업 브렉스를 66억원에 인수했고 작년 6월에는 SW 개발사 펜타웍스의 지분 전체를 89억원에 확보했다. 자체 IT 역량을 키우기 위한 행보다.
씨젠 관계자는 "R&D 세액 공제 대상이어서 19~21년 3개년도 기납부세액 등 총 115억원을 환급받았고 일회성 경정청구액으로 102억원이 현금흐름표에 반영됐다"며 "비호흡기 계열 제품은 계절성을 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