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4년차를 맞은 루닛은 올해부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요건을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미국 볼파라 헬스를 인수한 후 미국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덕분에 사업부 매출이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영업비용이 덩달아 커지면서 적자는 더 심화한 구조다. 향후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비용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른다.
◇올해부터 법차손 요건 적용, 작년부터 적자 규모 껑충 2022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루닛은 올해 상장 4년차를 맞았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적용됐던 법차손 3년 면제 요건이 작년 말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올해부턴 법차손 요건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법차손 비중이 자본 대비 5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요건으로 3년간 2회 위반 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본래 루닛은 올해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았으나 지난해 미국 볼파라 헬스를 인수하면서 계획이 달라졌다. 볼파라 인수에만 1665억원이라는 큰 돈을 쓴데다 볼파라 역시 적자 상태여서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가는 일이 필요했다.
인수 후 통합작업과 재무구조 개선을 거쳐 흑자전환 시점을 2027년으로 내세웠다. 흑자전환이 미뤄졌다 해도 올해부터 법차손 50% 비율이 카운트 되기 때문에 적자 규모를 줄여나가거나 자본을 늘리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상장 첫해부터 작년까지 루닛의 법차손을 살펴보면 2022년 391억원, 2023년 368억원을 기록하다 2024년 832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껑충 뛰었다. 루닛 자체로도 인수를 위한 제반 비용을 크게 지출한데다 볼파라 적자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자기자본 비율은 2022년 57%, 2023년 16%, 2024년 51%로 집계됐다. 2023년을 제외하곤 법차손 비중이 자본 대비 50%를 넘어 관리종목 지정요건에 해당했다. 물론 법차손 요건이 2024년 12월 31일 종료됐기 때문에 올해부터 3년간의 법차손 비중을 새롭게 따지게 된다.
◇실적 개선 입증의 시기, 매출 상승 '긍정적'·비용 통제 '과제' 루닛이 법차손 요건에 대응하는 방안은 2가지가 있다. 영업실적을 개선해 적자를 줄이거나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전환돼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안이다. 추가 증자는 최대주주 지분율 축소 이슈가 있어 쉽지 않다. 창업주인 백승욱 의장의 지분율은 6.8%에 불과하고 최근 창업멤버 및 주요 임원 간 공동목적보유 확약 계약도 만료돼 경영권 방어가 더욱 어려워졌다.
2가지 방안은 궁극적으론 영업실적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사업이 잘 돼야 적자도 줄고 주가도 올라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요인이 생긴다.
루닛은 지난해 5월 2차례 총 약 17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올해 전환청구기간이 시작됨에 따라 2029년 4월까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혹은 내년 5월부터 분기마다 연복리 8%를 가산한 금액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현재로썬 CB 전환가격이 주가보다 높아 주식으로 전환할 유인이 별로 없다. 두 CB의 전환가액은 각각 5만4892원, 5만5693원이다. 반면 13일 종가 기준 루닛 주가는 4만3900원이다.
매년 매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추세다. 볼파라 매출이 작년 5월부터 반영됐으므로 상반기 매출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별도기준으로 봐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이 이뤄졌다. 루닛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은 126억원으로 전년 109억원 대비 16% 확대했다.
하지만 비용관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별도기준 루닛은 519억원의 영업비용을 내면서 3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인수로 인한 제반비용이 크게 들었던 전년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직원들도 늘어난데다 각종 지급수수료, 연구개발비 등이 모두 늘면서 전년보다 130억원을 더 썼다.
이에 따른 법차손은 310억원, 연결로 보면 328억원이다. 똑같이 영업적자를 냈지만 금융수익 등으로 반기 법차손은 양수로 전환했던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매출을 늘리면서 비용을 잘 통제하는 일이 흑자전환을 위한 선결과제로 떠오른다.
루닛 관계자는 "미국에서 볼파라와의 교차판매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루닛스코프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1%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며 "시장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이어지면서 일시적인 비용 확대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