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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유증에 '오너·대표' 15% 참여 신주인수권 매각 재원

백승욱 의장, 서범석 대표 과거 유증 참여로 부담, 12% 수준으로 낮아진 지분율

김찬혁 기자  2026-02-20 17:02:48
2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루닛의 최대주주 백승욱 의장과 서범석 대표가 증자 참여 자금을 신주인수권 매각 대금으로 충당한다. 과거 유증 참여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남아있어 현실적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백 의장과 서 대표의 청약 참여는 배정 물량의 15% 수준이다. 증자 후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17.60%에서 14.32%로 축소된다.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과 스톡옵션 변수까지 더해지면 12%대까지 하락할 수 있어 경영권 안정성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된다.

◇볼파라 인수 후 쌓인 부담, CB 만기 전 선제 대응

루닛은 현재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790만6816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2024년 5월 루닛이 의료 AI 기업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를 약 2500억원에 인수하며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상환하기 위해서 추진됐다.

당시 루닛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1665억원 규모 제1회차 CB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50억원 규모 제2회차 CB를 발행했다. 주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5월부터 CB 투자자들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이번 유상증자는 그에 앞선 선제적 상환 재원 마련 성격이 짙다.


루닛은 증자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백 의장과 서 대표가 배정 물량의 15% 수준에서 청약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최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서는 신주인수권 매각을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방식도 공개했다. 신주인수권 매도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각각 53만3753주, 8만9151주를 배정받은 백 의장과 서 대표의 실제 청약 규모는 15% 수준인 8만62주, 1만3372주다. 백 의장과 서 대표 외에도 이정인, 팽경현, 유동근, 박승균 등 기타 특수관계인들도 배정 물량의 10% 수준에서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다.

◇CB 전환가 하향에 스톡옵션도 변수, 주주 소통 예고

이번 유상증자 후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현재 17.60%에서 14.32%로 3.28%포인트 낮아진다. 문제는 증자 이후에도 지분율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시가 대비 25% 할인 발행됨에 따라 CB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된다.

제1회차는 4만1272원에서 3만8160원으로, 제2회차는 4만7819원에서 4만4213원으로 낮아진다. 조정 한도(70%)를 적용하면 각각 3만5528원, 3만6046원까지 내려간다. 낮아진 전환가액 기준 CB의 최대 전환 가능 주식 수는 약 448만주에 달한다.

임직원 보유 스톡옵션 행사 여부도 변수다.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스톡옵션이 전량 행사될 경우 지분율은 12.36%까지 내려간다. 반면 경영진이 보유한 스톡옵션까지 전량 행사하면 15.22%로 소폭 회복된다.

루닛은 소액주주 비율이 80.56%에 달하고 5% 이상 주주가 최대주주 외에는 없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다만 잠재 희석 물량이 모두 현실화될 경우 지분율이 12%대까지 낮아질 수 있어 경영권 안정성 관리가 중장기 과제로 남게 됐다.

루닛은 이달 공시, 주주 서한 등을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주주들에게 추가로 안내할 계획이다.

루닛 관계자는 "임원진의 유상증자 참여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며 "회사와 경영진은 유증 참여를 통해 책임 경영의 의지를 보이겠다는 방향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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