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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루닛, 3년 밀린 '흑자전환'…비용통제·자금조달로 대응

②2024년 영업익 괴리율 –887%, 이사회 재편·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훼손 최소화'

홍다원 기자  2025-11-21 10:16:5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루닛이 상장 당시 제시한 목표치와 실제 실적 간의 괴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장 4년차를 맞은 루닛은 매해 외형 규모는 확대했지만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2024년으로 내걸었던 흑자전환 시기는 오는 2027년으로 세 차례나 밀렸다.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과 주요 임원들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에 루닛은 흑자를 위한 비용 절감과 자금 조달을 통한 재무 건전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도 재편했다. 루닛 초기 투자자이자 AI 전문가인 이준표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 기타비상무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향후 주가 방어를 위해선 실적 괴리율을 줄이는 것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실적부진·블록딜에 주가 '흔들'

2022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루닛은 올해 상장 4년차를 맞았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기술성장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한 기업은 상장한 해를 포함해 5년 간 매출 요건(30억원 이상)을 유예받는다.

이에 따라 오는 2027년부터는 매출액 요건 적용을 받게 된다. 상장 이후 외형 확대를 통해 매출 요건을 충족해 온 루닛에게 이는 부담스러운 사항이 아니다. 2022년 139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23년 251억원, 2024년 525억원까지 확대됐다.

문제는 외형 성장에 못 미치고 있는 수익성이다. 루닛이 IPO 당시 제시했던 2024년 매출액 916억원과 흑자 달성이라는 요건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루닛은 매출액 567억원, 영업손실 635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루닛이 상장시 제시한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을 비교한 결과 2022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차이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4년의 경우 흑자전환 전망(86억원)과 달리 677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며 –887%에 달하는 심각한 괴리율을 보였다.

결국 루닛이 당초 계획한 흑자전환 시기는 매해 밀리고 있다. 루닛은 루닛 인사이트(암 진단 솔루션)와 루닛 스코프(디지털 병리 솔루션)의 매출 확대가 기대되던 2024년을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전망했지만 이후 이를 2025년으로 미뤘고 올해 2027년으로 다시 정정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주가 부담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2024년 12월 주요 임원진들의 총 296억원 규모 자사주 블록딜도 주가 하락 요인 중 하나다. 매각가는 7만7934원이었는데 통상 주요 임원들의 블록딜은 현 주가가 고점이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실제 루닛 주가는 블록딜 공시 당일 10% 빠졌고 아직까지 3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백승욱 의장과 서범석 대표가 주가 안정화를 위해 곧바로 6억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루닛은 향후 비용 통제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루닛은 인건비와 연구개발비용 등으로 매해 매출을 웃도는 영업비용을 기록했다. 2024년 영업비용은 1219억원,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도 1201억원에 달했다. 결국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력의 15%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루닛 초기 투자자 이준표 대표 '기타비상무이사'로

여기에 볼파라 담보 사채 발행을 비롯한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최대 2500억원 규모 현금 수혈을 위해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적자인데다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시기기 도래하면서 유동성 압박이 커지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다만 주주들의 지분 희석 등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투자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도 보강했다. 올해 3월 주총에서 이준표 기타비상무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국내 VC SBVA 대표로 루닛의 초기 투자자다. AI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만큼 글로벌 역량 강화와 자금 조달을 위한 파트너로서 이사회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SBVA는 루닛, 당근, 업스테이지 등 스타트업을 초기부터 발굴해 왔다. 또한 이 대표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비롯해 메타 수석 AI 과학자,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등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실무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이사회에서 전략, 투자, 리스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현재 루닛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백승욱·서범석), 사외이사 2인(이원복·김정원), 기타비상무이사 2인(Garheng Kong·이준표)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백승욱 창업주가 대표는 서범석 이사가 각각 맡고 있다.


다만 루닛 이사회에 박현성 CFO는 포함돼 있지 않다. 대표와 창업주를 중심으로 주요 결정이 이뤄지되 박 CFO는 투자 및 운영 전략과 관련한 실무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루닛 관계자는 "점차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에 따른 손익분기점 달성이 기대되며 주주가치 훼손 최소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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