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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코아스템켐온이 발행주식 총수의 절반을 넘어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섰다. 조달 자금 중 3분의 2가 채무상환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주주 돈으로 빚 갚기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아스템켐온은 37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신주 1주당 예정발행가액은 1890원이다. 다음달 30일 확정 발행가액을 공고할 예정이다.
발행하는 신주의 수는 2000만주로 발행 주식 총수(3287만376주) 대비 60.85%에 달한다. 구주주 청약 및 초과청약은 오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진행하고 일반공모 청약은 같은 달 6~7일 이뤄진다. 납입일은 11월 11일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은 대부분 채무 상환에 쓰인다.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368억원 가운데 66%에 해당하는 243억원이 부채를 갚는 데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4회차 교환사채(EB) 상환 130억원 △시설자금대출 상환 84억원 △3회차 EB 상환 29억원이다.
나머지 124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뉴로나타-알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신청 비용 55억원 △경상연구개발비 40억원 △오송 ATMP(첨단바이오의약품)센터 운영비 21억원 △뉴로나타-알주 임상 3상 분석 잔금 3억원 △오송 ATMP센터 설비 잔금 3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순위로 보면 채무상환자금이 1순위다. 사실상 채무상환에 방점이 찍힌 유상증자인 셈이다. FDA 임상 3상 품목허가 신청비용은 2순위고 잔여 운영경비는 3순위다.
상환 대상 중 가장 큰 규모인 4회차 EB는 지난해 3월 운영자금 및 임상연구개발비 조달을 위해 발행했다. 총 210억원 규모로 교환가액은 1주당 1만1200원이다. 에이원자산운용, 이가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등 운용사들의 사모투자신탁이 사채를 인수했다.
앞서 2023년 1월에 발행된 3회차 EB는 108억원 규모다. 전액 임상연구개발비에 투입하려고 계획했으나 81억원만 사용했고 27억원은 2회차 EB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조기상환 대응에 활용했다. 교환가액은 1주당 8870원으로 문앤폴라리스와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발행했다.
주가 상황을 보면 EB 상환은 필연적이다. 지난 1일 기준 코아스템켐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 하락한 224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10시 12분 기준으론 전일 대비 0.67% 하락한 2225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EB 교환가액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다.
시설자금대출은 충북 오송에 위치한 ATMP센터 신축을 위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이다. 총 200억원 중 유동성 대체된 단기차입금은 48억원이고 장기차입금은 151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84억원을 상환하고 남는 시설자금대출 잔액 116억원에 대해서는 단계적인 상환할 계획이다.
코아스템켐온이 채무 상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닥을 드러낸 현금 곳간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8억원, 단기금융상품 10억원으로 총 18억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채무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자 기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아스템켐온은 세계 최초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나타-알주'를 개발하는 바이오 사업과 신약 개발 비임상 연구를 대행하는 위탁연구기관(CRO) 사업을 영위 중이다. 안정적인 CRO 사업 수익을 바탕으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줄기세포 신약 개발을 지속하기 위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날 더벨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진행 경위 등을 질의하기 위해 코아스템켐온 IR 담당자에게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