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대한 자본 규제 완화를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다. 새롭게 도입을 예고한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규제에 대해서도 충분한 유예기간을 둔 연착륙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당장 기본자본 예상 규제 수준을 하회하는 보험사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즉각적 도입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당국의 건전성 규제 속도 조절로 기본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도 일시적으로는 줄어들고 있다. 보험사들은 제도의 방향성이 구체화된 이후에야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이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첫 포문을 열었지만 업계 2호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즉각 도입시 부작용 크다…기본자본 관리 숨통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열린 금감원장-보험사 CEO 간담회를 통해 현재 도입 추진 중인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에 대해 연착륙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본자본 비율 도입시 당장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 보험사들을 우려해 충분한 유예 기간을 부여해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기본자본비율에 대해 일정 수준을 정해 의무 준수기준(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50~70% 수준을 예상하고 있는데 당장 하반기부터 해당 규제가 도입되면 이를 하회하는 보험사들은 즉각적으로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부작용이 클 수 있다.
상반기발 기준 기본자본 비율이 예상 기준을 하회하는 보험사만 8개 사에 달한다. 현재 처브라이프생명과 흥국화재, 하나손해보험의 기본자본 비율은 각각 47.94%, 44.5%, 22.66%로 50%를 하회하고 있다. 그 외 5개 보험사는 마이너스(-) 값을 기록했다. iM라이프(-3.4%), 롯데손해보험(-12.92%), MG손해보험(-32.4%), 푸본현대생명(-77.19%), KDB생명(-73.29%) 등이다.
당국은 기본자본 뿐 아니라 자본 관리 부담을 일부 완화할 방침이다. 킥스 비율을 빠르게 저하시키는 원인이 됐던 할인율 현실화 조치를 2027년까지 단계적 시행에서 1~3년 안팎 늦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자산·부채 관리(ALM) 규제 도입을 통해 경영실태평가에 듀레이션 갭 범위를 반영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본증권 선제 발행한 DB손보, 업계 2호는 '아직' 보험사 자본 규제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본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도 일시적으로 줄었다. 관련 자본증권 발행에 대한 수요도 끊겼다. DB손보가 선제적으로 기본자본 인정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으나 이를 뒤따르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발행 초기 이와 관련해 보험사들의 문의는 많았으나 실제 발행에 나서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예상 규제 수준 등 제도 방향성이 구체화 된 후에야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기본자본 규제 도입 전이다 보니 다른 보험사들은 자본증권 발행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고 배당가능이익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우량한 보험사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DB손보가 특이한 케이스였던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보험사가 배당가능이익 부족으로 충분한 이자지급여력을 증명할 수 없다는 점도 기본자본 확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DB손보가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배당가능이익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투자자의 우려를 덜었기 때문이다.
우량 보험사임을 입증하며 3%대 금리 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번 발행한 자본증권 이자율은 3.8%로 지난 2월 발행한 후순위채(8000억원, 4.12%) 보다 32bp 낮은 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