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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차입 늘리는 대한전선, 만기구조 조정 나서나

단기차입금 증가세 가팔라, 회사채 일부 단기차입금 상환해 만기 장기화 효과 볼 듯

안정문 기자  2025-09-11 07: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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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대한전선이 14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다. 해저케이블 공장 신설과 글로벌 수주 확대에 따른 투자재원 확보 성격이 강하지만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만기구조를 다변화하려는 목적도 읽힌다. 지난해부터 공격적 설비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두 차례 유상증자로 자본을 보강한 덕에 단기자금 의존도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별도 기준 대한전선의 총차입금은 2022년 3010억 원을 저점으로 매해 늘어나 올해 상반기 5618억 원까지 확대됐다. 단기차입금은 2708억원,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차입금으로 발행됐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기가 1년 아래로 내려온 유동성장기부채는 1285억원이다. 2025년 6월 기준 1년 안에 대한전선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는 3993억원으로 총차입금의 70.1%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동안 대한전선의 총차입금은 1401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 단기차입금이 1519억원, 유동성장기부채가 371억원 늘고 장기차입금은 489억원 줄었다. 단기차입 비중이 높은 구조는 차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이번 회사채시장 복귀를 통해 대한전선은 단기차입금의존도를 소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은 이번 회사채를 지난해 12월27일 우리은행에서 빌린 1년물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300억원, 원자재 매입대금에 500억원 각각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계획에 따라 대한전선의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저케이블 1공장(1·2단계) 준공에 이어 2027년 완공 목표로 7200억 원 규모의 2공장 투자 계획이 남아 있다. 해외 수주 확대에 따라 운전자본 소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 순차입금은 바닥을 찍고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1756억원이던 순차입금 수치는 2024년 -995억원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 392억원으로 다시 양수로 전환됐다.

신용평가사들은 “중·단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영업창출 현금흐름과 확보된 현금성 자산으로 일정 부분 대응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전선은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2년 561억원, 2023년 864억원, 2024년 1150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5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0% 줄었다. 올 상반기 EBITDA 감소는 일부 프로젝트 지연과 2025년 2분기 환율 하락 영향에 따른 소재 부문 이익 감소 탓이다. 향후에는 우호적 사업환경 아래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와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영업현금흐름은 꾸준히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크긴 하지만 대한전선의 재무건전성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대한전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만기 1년 미만 차입금 규모를 웃돈다. 신용평가사들은 “대부분 은행 차입으로 만기 연장이 가능하고 상장사로서 자본시장 접근성도 확보돼 있어 유동성 위험은 낮다”고 진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은 현금여력을 쌓아두고 있어 단기차입 의존을 줄이고 만기를 장기로 분산하는 방향으로 조율할 것”이라며 “향후 해저케이블 투자 속도와 현금흐름 개선 추이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부터 현금을 빠르게 불려왔다. 2023년 말 2149억 원이던 현금은 2024년 말 5212억 원, 올해 상반기 5223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두 차례 유상증자 효과가 컸다. 2022년과 2024년에 각각 4800억 원, 46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단행해 해저케이블 공장 투자와 포설선 인수 등 대규모 설비자금을 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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