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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의 CFO

서민석 한진 전무, 무거운 차입부담 완화 과제

④10년 이상 회계팀장 역임한 전문가, 자회사 감사도 다수 겸직

강용규 기자  2025-09-11 08:53:31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한진그룹의 육상운송 계열사 한진은 아시아 대표 스마트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조 단위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변수에도 투자 계획을 조정하지 않았다.

연간 기준으로 볼 때 한진의 투자는 대체로 현금 창출능력 내에서 진행됐다. 다만 한진은 투자 개시 이전부터 차입 부담이 가볍지 않았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한진의 연간 투자부담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지만 차입 부담을 해소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서민석 전무가 이 과제를 짊어졌다.

◇내부회계 강점 보유한 CFO

서민석 한진 재무관리실장 전무는 1970년생으로 한양대 공업화학과를 나왔다. 2008년부터 한진에서 근무하면서 회계 등 재무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한진에 합류한 이듬해인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회계팀장을 역임했으며 회계팀장 임기 후반에는 세무 및 수입관리담당임원 역할도 겸직했다.

2019년 12월 말 한진의 임원인사를 통해 당시 CFO이자 재무관리실장이었던 주성균 전무가 CFO 자리를 유지한 채 경영기획실장 겸 재무총괄으로 임명되면서 서 전무(당시 상무)가 재무관리실장직을 이어받았다. 2024년 말 주 전무가 사임하면서 CFO 역할도 승계했다.

서 전무는 CFO에 오르기 전부터 회계 분야의 강점을 살려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부산글로벌물류센터 △인천글로벌물류센터 △휴데이터스 △한진울산신항운영 △서울복합물류프로젝트금융투자 등 시설운영 및 SI 자회사의 감사도 겸직해 왔다.

이 자회사들은 법인만 별개일 뿐 사실상 한진의 사업조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의 감사를 겸직한다는 것은 한진의 영업과 관련한 자금 운용을 세세히 들여다본다는 것과 같다. 이전부터 한진 내부에서는 서 전무를 차기 CFO 후보군의 한 사람으로 점찍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물류업의 특성상 한진은 특별한 투자계획이 없더라도 설비의 유지관리를 통한 경쟁력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자본적지출(CAPEX) 집행이 강제된다. 때문에 한진은 오너 경영인인 조현민 사장이 처음 사내이사진에 진입했던 2023년을 제외하면 CFO에도 사내이사 한 자리를 배석해 CFO가 경영 현안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자금 운용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 왔다.

전임 CFO인 주 전무 역시 2024년 말 사임 당시 사내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의 자리를 이어받은 서 전무도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마무리되는 대형 투자, 차입부담 완화 전망 '맑음'

지난 2022년 6월 한진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플랫폼, IT, 자동화 등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각종 시설인프라의 강화를 통해 아시아 대표 스마트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 2025’를 발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25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비전 2025의 투자계획은 유·무형의 투자를 동반하는 만큼 집행 금액의 진척도를 정확히 추산하기가 어렵다. 다만 조현민 사장은 지난해 11월 스마트 물류 시연행사에서 “투자가 초과했다면 초과했지 적게 들어가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 전무는 한진의 비전 2025 투자를 마무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 투자 이후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역할까지 맡은 셈이다.

THE CFO에 따르면 한진은 2025년 상반기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가 4조2908억원, 총차입금이 2조204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51.4%로 안정적 기업의 기준인 30%를 한참 웃돌고 있다.

이는 비전 2025 투자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한진은 투자를 개시하기 이전인 2021년에도 차입금 의존도가 49.6%로 낮지 않은 수준이었으며 투자가 지속되던 2022~2024년에도 지표는 50% 안팎으로 유지됐다. CAPEX만 놓고 보면 한진은 2022년을 제외하고 CAPEX 집행액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넘어선 해가 없다. 과도한 투자를 진행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투자로 인한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 볼 수만도 없다. 한진의 총차입금은 2021년 1조9231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기준 2조2040억원으로 14.6% 불어나 있다. 이 기간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1조5564억원에서 1조8439억원으로 18.5% 증가했으며 연간 기준으로 순차입금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6배 이상이다. 서 전무로서는 당장은 획기적으로 차입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올해를 넘기면 한진은 투자 부담이 전반적으로 완화될 공산이 크다. 생산설비 관련 투자만 놓고 보면 예상투자액이 올해 983억원에서 내년 920억원으로, 2027년 315억원으로 줄어든다. 서 전무는 이를 기반으로 한진의 여유 현금흐름을 활용한 차입 부담 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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