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니가 올들어 공모채·기업어음(CP)·교환사채(EB)를 총동원하며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섰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며 실적은 호조세를 보이지만 투자 확대와 만기 대응으로 당장 쓸 현금은 빠듯하다. 차입 의존도가 커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꾸준히 쌓은 재무체력이 부담을 흡수할 수 있다.
◇올들어 공모채·CP·EB 동시 가동…사채 발행 한도 2000억 상향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베니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조달이 이어지는 만큼 추가 발행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자금 조달은 1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발행한 1000억원 회사채는 500억원을 만기 상환에, 200억원을 운영자금에, 300억원을 타 증권 취득에 배정했다. 7월에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통해 500억원 규모 CP를 발행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달 초에는 자기주식을 활용해 EB 468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전액 투자 재원에 쓴다. 이달 말에는 CP 상환 목적의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인베니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자사주를 활용한 EB 조달 역시 올해가 첫 사례다.
외부 차입을 통해 투자 판을 넓히는 흐름이 뚜렷하다. 인베니는 2023년부터 투자 관련 현금을 일반 현금과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투자용 현금은 117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투자부채는 1582억원까지 불어나면서 레버리지 활용 폭이 커졌다.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43억원으로 전년 동기(34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순이익도 709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투자용 현금을 넘어 회사 전체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도 약 350억원에 불과하다. 투자 집행과 만기 상환이 겹치며 현금 잔액이 두텁게 쌓이지 못하고 있다.
◇차입 확대 기조, 기초체력 방어…저평가 해소 여부 관심 차입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부담이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03%다. 총차입금은 2200억원대로 차입금 의존도가 22% 정도다. 관리 가능한 범위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삼천리의 부채비율은 107%, 차입금 의존도는 23%, 대성에너지는 각각 93%, 15%였다.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인 도시가스 자회사 예스코를 거느린 덕분에 재무 안정성과 AA- 신용등급 유지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상반기 순이자비용은 32억원으로, 영업이익 대비 이자보상배율은 22배에 달한다. 작년 동기엔 9.2배였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순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작으면 벌어서 대출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관건은 조달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느냐다. 17일 종가 기준 인베니 주가는 6만2700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 종가(4만9400원) 대비 27%가량 상승했다.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투자자산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투자형 지주사인 인베니는 보유 투자자산에서 투자부채를 제외한 금액을 주식수로 나눈 투자NAV로 평가된다. 올해 2분기 기준 투자NAV는 8만1206원으로, 주가 대비 약 0.8배에 머문다.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가 향후 주가와 재무 안정성 평가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