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장연성 전무가 선임됐다. 그룹 차원의 재무 정상화 작업이 마무리되고 글로벌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투자와 운용 중심의 재무 전략을 총괄할 인물로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장 전무가 이달 1일자로 발령을 받아 CFO 역할을 하는 재무실장 자리에 올랐다. 1975년생인 그는 서강대학교 경제학 학·석사를 마쳤다. ㈜한화 지원부문 재무부서와 한화건설 금융기획팀장, 한화오션 금융담당을 거쳐 이번 인사에서 재무실장 전무로 승진했다.
한화오션 재무실장이 교체된 것은 2년 만이다. 장 전무는 그룹 내 재무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지만 전임 신용인 부사장과 비교하면 한 단계 아래 세대다. 김동관 부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한화그룹 경영기획실과 한화솔루션 초대 CFO를 맡았던 신 부사장과 달리 장 전무는 실무 중심의 금융·기획 라인을 밟아온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재무적으로 안정된 상황이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두 차례의 대규모 자금 수혈을 받았다. 인수 과정에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2조원을 지원받았고 이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약 1조5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이어져 온 부채 파고가 지나간 데다 조선업 호황이 맞물리며 한화오션의 재무 구조는 빠르게 안정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원을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250% 수준까지 떨어졌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부채비율이 1000%를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체질 개선이 뚜렷하다.
실적도 회복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9조원에 달한다. 이 기간 매출은 3조234억원, 영업이익 28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032% 증가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한화오션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도 이제 글로벌 확장과 미국 사업 확대 등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대규모 인수 이후 본격적인 투자와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기존과는 다른 재무적 접근이 요구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 3호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에서 50억달러(약 7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12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지분율 60%)이 약 1억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해 인수한 곳이다.
그룹은 필리조선소의 연간 생산량을 20척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수천 명의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대형 크레인과 로봇 설비, 훈련센터 신설도 병행된다.
한화오션도 이러한 글로벌 확장 전략의 주체로서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장 전무는 ‘운용형 CFO’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한화오션 금융담당 시절부터 한화오션의 미국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을 이끌며 현지 투자 구조를 직접 챙겨왔다.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은 한화오션 본사의 손자회사로, 한화오션은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해 2023년 12월 현지 중간지주사인 한화오션USA홀딩스를 설립했다. 인터내셔널 법인은 이를 기반으로 한화드릴링(케이만제도), 한화쉬핑(마셜제도) 등 에너지 계열사 설립을 주도했다.
한화오션은 한화드릴링 등에 총 1920만달러 규모의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등 미국 자회사와의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해왔다. 장 전무는 본사 CFO격 인사로서 이들과의 자금 운용과 연결 재무 전략을 직접 총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