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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R&D 1.2조 돌파 눈앞…AI·ESS로 기술효율 재편

상반기 누적 6200억 투입, 매출의 5.2%…‘기술 효율 전환기’ 진입

김정훈 기자  2025-11-13 11:11:33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연구개발(R&D) 투자액을 1조2000억원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상반기에만 6200억원을 투입하며 매출의 5.2%를 기술개발에 재투자했다.

단순 신제품 개발이 아니라 생산성·품질·수익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 효율 전환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고체·AI 제조혁신·ESS 응용 연구를 중심으로 R&D 체질이 양적 확장에서 질적 리밸런싱으로 이동하고 있다.

13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엔솔의 올해 상반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6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연간 1조200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R&D 지출은 △2023년 1조370억원 △2024년 1조880억원에 이어 올해 1조2000억원에 육박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증가폭도 연 5% 안팎에서 10% 수준까지 확대됐다. 매출 대비 비중 역시 2021년 2.6%, 2023년 4.2%에서 올해 5.2%로 높아졌다. 업황 변동 속에서도 R&D 투자가 외형 성장과 무관하게 ‘독립적 투자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매출 11조8804억원, 영업이익 866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LG엔솔은 올해를 ‘R&D 효율성의 정착기’로 규정하고 핵심 연구개발 과제를 정교하게 재편하고 있다. 전고체·하이니켈 양극재·급속충전 음극재·고안전 분리막 등 차세대 소재 기술이 우선순위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과 무음극 구조를 적용해 기존 리튬이온 대비 에너지 밀도를 약 40% 높이는 기술로, 글로벌 완성차와 공동 실증이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ESS용 장수명 셀에도 확장 적용되며, 향후 생산비용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R&D 효율의 바로미터로 거론된다.

AI·빅데이터 기반 제조혁신은 LG엔솔 R&D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회사는 개발 단계 데이터를 공정 조건에 실시간 반영하는 ‘AI 피드백 루프’를 도입했으며, 원가·품질 변동성을 사전에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공정 제어에 적용하고 있다. 셀 코팅·성형 등 주요 공정은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불량률을 줄이고,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고도화 중이다. 업계는 이러한 방식이 “연구개발의 산업화”를 앞당기는 요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라인에서는 검사 속도가 기존 대비 수배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 조직도 효율 중심으로 재편했다.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정점으로 CPO·CQO·CDO 체계를 구축해 소재·품질·데이터를 독립 운영하고, 글로벌 R&D 거점은 ‘분산 연구–통합 검증’ 구조로 전환됐다. 한국·미국·유럽·중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는 각 지역에서 개발한 기술을 본사에서 통합 검증·양산으로 연계하는 구조다. 외부 스타트업 및 대학과의 개방형 혁신도 적극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ESS는 LG엔솔 R&D의 ‘상업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산업·주택용 고효율 ESS 셀과 저비용 팩 개발을 진행하며, AI 기반 수명·고장 예측 알고리즘으로 유지보수(O&M) 효율도 끌어올리고 있다. ESS는 단기 수익성은 낮지만, EV 중심 사업구조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신규 현금창출 축으로 기업 가치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운영기술이 ESS의 장기 서비스 수익과 직결되면서 R&D 효율성이 매출로 전환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엔솔은 향후 연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ESS 시장 속도에 맞춰 대형 전력망용 셀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전고체 기반 장수명 셀 개발을 병행할 계획이다. R&D 지출이 단순 개발비가 아니라 제조·품질·사업 확장으로 이어지는 ‘수익형 기술 투자’로 자리 잡으면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도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AI·스마트팩토리 기반 제조혁신으로 R&D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전고체·ESS 중심의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소재·공정·차세대 배터리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지속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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