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기간 축적한 조 단위 현금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M&A(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해 왔다. 작년 백신, CGT(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이하 IDT)를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IDT는 인수 1년 만에 연결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모회사의 단독 매출을 훌쩍 뛰어넘으며 엔데믹 후 본업의 매출 공백을 메우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송도 이전 후 R&D(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의 성과 창출에 주목하고 있다.
◇3분기 매출 4672억, 전년 1107억 대비 4배 이상 증가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를 누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엔데믹에 따른 출혈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진단 기업과 마찬가지로 감소하는 매출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관건이었다. 상용화에 긴 시간이 필요한 백신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명확했다.
이때 주목한 게 바로 CDMO 사업이다. 백신과 CGT 신약 등 R&D 확장 국면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이다. CDMO 기반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 시간을 벌고 IDT의 생산 캐파를 활용해 기존 백신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독일 클로케 그룹의 IDT 지분 60.6%, Technik-Energie-Wasser Servicegesellschaft mbH의 지분 60.0%를 3564억원 규모로 인수했다. 작년 6월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 체결 후 같은 해 10월 납입을 완료했다.
인수 완료 후 1년이 지난 지금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결 실적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은 4672억원으로 전년 1107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독일 법인 산하 IDT의 역할이 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일 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34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전년 239억원의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순손실은 1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연간 기준 영업흑자 달성을 목표로 한다.
◇CAPEX 3000억 베팅, 송도 R&PD 센터 이전 예고 수천억원대 매출을 내는 IDT가 연결 실적을 뒷받침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본업 매출 부진을 메우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다만 엔데믹 후 요원한 SK바이오사이언스 자체적인 R&D 성과 회복 역시 주된 과제로 지목된다.
SK바이오팜은 M&A와 함께 캐파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2023년 3257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 착공에 돌입했다. 연내 완공 후 내년 초 전사 이전을 목표로 한다. 2022년부터 최근 3년간 자본적지출(CAPEX)은 2938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3분기 기준 7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억원으로 소폭 흑자전환헀지만 아직 수백억원대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에 따른 R&D 비용 투입이 지속된 영향이다.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상업 생산을 위한 안동 L하우스의 증축 공사를 완료하고 글로벌 공급을 위한 미국 cGMP 인증 절차를 준비 중이다.
mRNA 플랫폼을 적용한 일본뇌염 백신의 글로벌 임상 1/2상이 진행 중으로 연내 주요 결과를 확보할 전망이다. 코로나 계열에 광범위하게 예방효과를 보이는 사베코 바이러스 백신도 개발이 본격화됐다. 최근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신청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8019억원으로 IDT 인수로 인한 지출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충분한 투자 여력이 남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전략적 딜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수주 제품의 지속적 확장과 업무 효율 개선에 집중한 결과 매출이 확대됐고 영업흑자로 전환했다"며 "추가 투자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 외에도 필요한 기술을 도입하는 형태까지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