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신주모집으로만 약 1조원을 유입했다. 이때 손에 쥔 공모자금은 현재도 미래 성장 투자의 든든한 바탕이 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인프라 투자와 IDT바이오로지카(IDT 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등 자금 소요가 겹치면서 최근 차입금을 늘렸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상장 때 유입한 공모자금 덕분에 부채비율은 40% 안팎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PO 신주모집 9945억 유입…순현금 유지 동력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말까지만 해도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1조5394억원으로 큰폭의 순현금 상태를 나타냈다.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이 1062억원인 반면 현금성자산이 1조6457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당시 현금성자산이 풍부했던 배경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따른 공모자금 유입과 영업활동 호조에 따른 현금흐름 유입이 동시에 작용했다. 먼저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SK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던 구주매출 4973억원(765만주)을 제외하고 신주모집으로만 9945억원(1530만주)을 유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매출액이 9200억원을 넘기면서 영업이익이 4700억원을 넘겼다.
약 3년이 지난 올해 1분기말까지도 순현금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순현금폭은 7804억원으로 약 3년 만에 절반으로 축소됐다. 총차입금이 4032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현금성자산은 1조1836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2021년 유입한 공모자금은 현재도 SK바이오사이언스 현금성자산의 토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영업활동이 부진했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이 2023년 -120억원으로 적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384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51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반면 올해 1분기의 경우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158억원), 송도 R&PD센터 건설 등 인프라 투자(52억원), 태국 조인트벤처(JV) 설립 추진 등 추가 사업 확장(28억원)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현금 소요가 지속됐다.
◇IDT바이오로지카 지분 인수 등 차입 확대…부채비율 42% 안정적 총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 부진에 따른 차입 소요와 함께 지난해 독일 백신 CDMO 회사인 IDT바이오로지카 경영권 지분 인수가 자리잡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1분기말 총차입금(4032억원)은 장기차입금 3951억원과 리스부채 81억원으로 구성돼있다. 장기차입금 중 시설자금대출이 800억원, 일반자금대출이 1985억원이다.
장기차입금 중 나머지 1166억원(7400만유로)은 지난해 10월 IDT바이오로지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때 발생한 인수금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완전자회사(SK Bioscience Germany)에 3586억원을 출자한 뒤 이 자회사가 IDT바이오로지카 구주(2226억원)와 신주(1119억원) 취득으로 지분 60.6%를 확보하고 IDT바이오로지카의 관계사인 TEW(Technik-Energie-Wasser Servicegesellschaft) 구주(219억원) 취득으로 지분 60.0%를 확보하는 형태를 취했다. 인수금융에는 IDT바이오로지카와 TEW의 지분이 담보로 제공됐다.
총차입금이 늘었지만 상장 때 공모자금으로 축적한 자본잉여금이 바탕이 되는 만큼 올해 1분기말 부채비율은 42.2%로 여전히 높은 편은 아니다. 차입금의존도도 13.9%로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상장 직후인 2021년말 부채비율이 31.8%, 차입금의존도가 5.0%였던 데다 코로나19 백신 판매의 효과를 톡톡히 봤던 2023년말 부채비율이 8.7%, 차입금의존도가 1.1%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상승폭은 큰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