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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포스트, 2050억 조달 '일본·미국' 임상 성패에 달린 조건

대주주 등 '카티스템' 해외 성과 베팅, 지연 시 이자율 5%→8% 인상

김혜선 기자  2025-12-17 12:12:18
메디포스트가 카티스템의 글로벌 임상을 위한 공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임상 진전 단계에 따라 최고 8%까지 이율이 높아지는 추가 옵션까지 설정하면서 연구 자금 확보에 승부수를 던졌다.

계획된 연구 개발 일정을 달성하지 못하고 지연될 경우 연간 6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연구개발 투자로 순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메디포스트의 재무구조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CB 총 4회차로 분할 발행, NH투자증권 등 신규투자자 참여

메디포스트는 최근 총 20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10회차부터 13회차까지 분할 발행한다. 각각 300억원, 250억원, 1000억원, 500억원 규모다. 모든 회차의 만기이자율은 5%로 설정된다. 지금까지 CB 발행에서 설정한 이자율 1~2%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메디포스트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도 참여해 지배력을 확대한다. 메디포스트의 현재 최대주주는 스카이레이크가 결성한 투자 조합 '스카이메디제2호유한회사'로 지분 22.28%를 보유하고 있다. 1000억원 규모의 제12회차 CB 발행 사채권자로 참여해 지분 12.4%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2대주주인 PEF인 크레센도도 이번 CB 발행에 참여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마블2022홀딩스 조합으로 보유한 메디포스트의 지분은 20.9%다. 500억원 규모인 제13회차 CB 발행에 '마블2025홀딩스' 이름으로 참여한다.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갖는 지분은 6.6%다.

신규 투자자들도 참여한다. NH투자증권과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이 투자 조합을 결성해 제10회차와 제11회차 CB의 사채권자로 나선다. 총 550억원 규모로 두 회차의 주식 전환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각각 4.1%, 3.4%다.

이번 자금 조달은 전부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는데 투자된다. 메디포스트는 연내 카티스템의 단독요법 3상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FDA와 미팅을 통해 임상 프로토콜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메디포스트와 PEF 모두 글로벌 시장 개척에 베팅한 셈이다. 카티스템은 2012년 식약처 품목 허가 후 국내 판매에 돌입했고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200억원대로 정체되면서 일본과 미국 등 해외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만기이자율 인상 조항 포함, 미충족 시 원금의 136% 일시 상환

글로벌 임상에 명운이 걸린 만큼 이번 딜은 임상 일정과 연동되는 구조로 설정했다. 각 회차별로 설정된 만기이자율은 5%이지만 일본과 미국의 임상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이자율을 8%로 인상한다는 조항을 포함한다.

메디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일본 지역은 카티스템의 임상 3상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이에 이번 CB발행에서 만기보장수익률을 8%로 상향하는 조건으로 '일본에서의 신약승인 인허가(BLA Approval)가 2029년 1분기말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포함했다.


미국 지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의 임상 3상 IND 승인이 2027년 1분기말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만기이자율을 8%로 인상한다. 메디포스트는 두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만기 시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원금의 136.0489%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두 가지 조건을 이행하지 못하고 만기가 도래할 경우 메디포스트가 일시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원금을 포함해 2789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메디포스트의 현금성자산은 230억원이다. 이를 연결 기준으로 확장하면 376억원으로 확대되나 CB의 만기보장수익률을 일시에 상환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임상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로 결손금이 누적된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메디포스트의 연결 기준 누적 결손금은 1572억원이다. 카티스템을 비롯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뉴로스템', 미숙아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 등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며 순손실이 누적됐다.

카티스템이 임상 3상에 들어간 시기쯤부터 메디포스트는 연간 500억원을 웃도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올해 3분기에도 5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만약 일본과 미국의 임상 일정이 지연돼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하면 순손실규모도 늘어나게 된다. 연 복리 5% 기준 약 100억원 수준인 연간 CB 이자비용은 8% 적용 시 약 160억원대로 증가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아직 공개된 건 아니지만 연내 미국 IND 승인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며 "2000억원이면 무리없이 미국 임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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