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ompany & IB

최대 이슈어 SK㈜ 주관사 기용 변화 가능성 부상

김기동 CFO 체제서 점검…투자자 접점 확대 주목

이호준 기자  2026-01-19 13:52:35
SK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SK㈜가 회사채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대표주관사단 운영 기조를 그대로 가져갈지에도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는 그간 소수 하우스를 발행마다 번갈아 기용하며 주관 기회를 배분해 온 이슈어였지만 발행액이 최근 들어 최대치를 경신하고 공모 조달 빈도도 늘어나는 흐름인 만큼 주관사 풀을 넓혀 투자자 접점을 키우는 선택지도 함께 거론된다. 실제 대표주관 구성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올해 첫 공모 회사채 발행 시기와 구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해마다 3월경 발행을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시장 여건에 따라 발행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도 함께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발행 시기와 함께 회사채 대표주관사단 운용 방식도 점검하는 분위기다. 관련 논의는 지난해 부임한 김기동 최고재무책임자(CFO) 체제에서 본격화된 것으로 그간 소수 하우스에만 차례대로 대표주관 기회를 배분해 온 방식의 실익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대표주관사 구성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그룹 계열은 아니지만 SK 간판을 공유하는 SK증권을 여러 발행에 포함해 왔고, SK증권이 빠지는 구간에선 부채자본시장(DCM) 상위 하우스 한두 곳을 세우는 방식으로 대표주관 자리를 나눠왔다.

가령 지난해 이력을 보면 SK㈜는 8월 공모채 발행에서 SK증권,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으로 세운 가운데 나머지 3월, 5월, 11월 발행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을 대표주관으로 번갈아 선정했다. 재작년에도 8월 발행에는 SK증권, KB증권을 대표주관으로 세웠고 2월, 5월, 11월 발행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순차적으로 선정했다.

다른 지주사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롯데지주는 과거 공모채를 발행할 때 대표주관사단을 6곳 안팎으로 꾸린 바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주관사 수를 9곳까지 늘렸고 ㈜GS도 발행 성격에 따라 대표주관사단을 최대 5곳까지 넓힌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주관사 선정에 있어 SK㈜의 보수적인 기조가 고착화 돼 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주관사단을 두껍게 꾸려 추가 주문을 더 모으기보다, 수를 제한해 발행 과정의 잡음과 배정 불만을 줄이는 쪽에 무게를 둔 운영이라는 해석에서다.

시장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매번 순번을 돌려가며 소수 하우스만 세우는 방식이 최선인지 고민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시장의 대표 우량 이슈어인 만큼 딜 안정성과 투자자 반응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CFO 체제에서 이런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과연 올해도 같은 흐름을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연간 발행 규모가 커지고 발행 간격이 촘촘해지는 국면에 접어든 점이 내부 점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SK㈜가 그간 대표주관사를 제한하며 발행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확실한 투자 수요가 자리한다. 재계 순위 2위 SK그룹의 지주사라는 상징성과 함께 ‘AA+, 안정적’ 신용도를 바탕으로 공모채 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발행사다.

그만큼 투자자 저변이 탄탄하지만 연간 회사채 발행 규모와 빈도는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5년에는 네 차례 시장을 찾아 연간 발행액이 1조6300억원에 달했다. 연간 발행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2016년 이후 10년 연속이다.

신규 사업 투자와 차환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공모 조달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기존의 운용 틀을 깨고 주문 기반을 두텁게 만들거나,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실행 리스크를 나누는 방식으로 보다 유연하게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SK㈜가 이러한 변화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에 따라 하우스들의 회사채 주관 실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특정 하우스와의 조합이 고정되거나, 주관사단 확대 국면에서 참여 하우스가 늘어날 경우 대표주관 실적 상위권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하우스 입장에선 SK 커버리지를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