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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수익성 부담 속 R&D 드라이브 '체질개선 속도'

기존 외형 성장 중심 전략 한계 확인, 자체 R&D 기반 매출원 발굴 사활

김성아 기자  2026-02-04 08:19:59
종근당은 최근 몇 년간 외형 성장을 이어왔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됐고 수익성은 2023년 이후 감소세가 나타났다. 개량신약과 제네릭, 도입 품목을 조합해 매출 규모를 키워왔지만 공동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수수료 부담과 고수익 품목 공백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 종근당은 연구개발(R&D)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수익성 관리를 위해 조절하던 R&D 집행 기조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단기 실적 부담이 뒤따르더라도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 자체 제품을 신규 매출원으로 키워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공동판매로 키운 외형, 케이캡 계약 종료로 드러난 구조적 한계

종근당의 기존 성장 전략은 비교적 명확했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이 그렇듯 자체 개량신약과 제네릭, 도입 품목을 조합해 외형을 키우는 방식이다. 특히 종근당 외형 성장의 일등공신인 공동판매는 매출 볼륨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안정적인 캐시플로를 유지하는데도 유효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구조는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 공동판매는 수수료 부담이 불가피하다. 계약 종료에 따른 공백 발생 리스크도 있다. 도입 품목의 경우 자체 개발 제품 대비 마진이 낮다. 매출이 늘어도 이익률 개선에는 제약이 따른다.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2023년 말 이뤄진 공동판매 품목 케이캡 계약 종료는 이 한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그간 전체 매출의 8%가량을 차지하던 품목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기존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이 부각됐다.


실제로 종근당은 2024년 케이캡의 공백으로 2023년 대비 연결기준 연간 매출이 4.97% 감소했다. 케이캡의 공백을 막기 위해 종근당은 같은 P-CAB 제제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와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 바이엘의 스티바가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을 도입했다.

이에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 1692억원으로 2023년 수준의 매출액으로 다시 외형은 복귀했지만 영업이익은 805억원으로 전년보다 19%가량 감소했다. 도입과 공동판매 중심 구조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진 대목이다.

◇단기 수익성 악화에도 R&D 투자 계속, 신약 중심 체질 개선 단행

종근당은 이 과정에서 매출보다 영업이익의 변화에 집중했다. 외형 성장에 맞춰 더딘 성장세를 이어오던 종근당의 영업이익이 갑작스럽게 증가한 건 2023년이다. 바로 노바티스와의 CKD-510 기술이전이 있었던 해다. 당시 종근당은 기술이전을 통해 처음으로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노바티스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종근당은 자체 개발 신약이 수익 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직접 경험했다. 이후 종근당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R&D 중심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이러한 행보는 지난해 두드러졌다. 수익성 방어를 이유로 R&D 비용 집행을 조절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신약과 바이오 파이프라인에 무게를 실었다. 자체 ADC 후보물질인 CKD-703의 미국 임상 가속화, 바이오시밀러 본임상 추진 등이 동시에 진행됐다.


실제로 2023년과 2024년 9%대로 조절됐던 R&D 비용은 2025년 다시 확대됐다. 2025년 3분기 말 연결기준 종근당이 투입한 누적 R&D 비용은 1265억원으로 당기매출액의 9.99%다. 종근당은 4분기 바이오시밀러와 CKD-703 임상 추진 등으로 전년 대비 R&D 비용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조직과 구조도 손봤다. 신약 개발 전담 자회사 아첼라를 설립해 핵심 파이프라인을 이관했다. 연구와 개발을 분리해 특정 과제에 집중하는 구조다. 단기 비용 절감보다는 개발 효율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선택으로 해석된다. R&D 비용 지출이 아닌 자회사 출자를 통한 지원인 만큼 수익성 훼손도 방어할 수 있는 대안이다.

배곧 R&D 단지 투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생산설비 확장이 아니라 연구 거점 확보에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종근당이 중장기 성장의 해법을 신약 R&D에서 찾고 있다는 메시지다.

종근당 관계자는 "2025년 영업이익 감소는 R&D 비용 확대의 영향이 컸다"며 "R&D 관련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전사적인 노력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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