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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보유현금 절반 200억 배당…기술상장 첫 상징성

현금흐름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도전, 코스피 이전상장 '주주 당근책'

한태희 기자  2026-02-12 08:28:30
알테오젠이 첫 배당에 나선 가운데 보유 현금의 절반가량을 활용한다는 점에 주목된다. 아직 영업활동현금흐름 등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서는 배당이라는 점에서 주주환원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신약 바이오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첫 배당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하더라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비 투자로 현금이 쌓이기 어려운 신약 바이오텍으로서는 통 큰 결정이다. 코스피 이전 상장 등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주들에 대한 당근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당 371원 현금배당 계획, 상업화 의약품 마일스톤 기반

알테오젠은 11일 주당 371원 규모의 현금배당 계획을 공시했다. 배당금총액은 200억원으로 총 발행주식수 5394만636주 중 자기주식을 제외한 5391만6928주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다음 달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이번 배당은 배당소득이 비과세되는 배당 재원을 활용해 진행된다.

2008년 설립된 알테오젠은 2014년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재무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도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자기자본 10억원 또는 시가총액 90억원 이상이면 매출 없이도 기술성평가를 거쳐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허용한다.

2005년 바이오 업종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다. 기존 의약품 매출이 없는 신약 개발사의 경우 기술특례상장 후 자본시장을 통해 연구개발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알테오젠 역시 상장 후 5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제도의 수혜를 받았다.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알테오젠은 2024년을 기점으로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ALT-B4의 기술수출 성과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2024년 별도 기준 매출은 93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6억원의 영업이익과 7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 흐름은 작년에도 이어졌다.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은 20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4%,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274.8% 늘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56.8% 수준이다. 이러한 실적에 기반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실적의 중심에는 기술수출 계약금 외에도 상업화 의약품에서 발생한 마일스톤 수익이 있다. 알테오젠은 작년 9월 파트너사 MSD(머크)의 키트루다SC(키트루다 큐렉스)의 품목 허가로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이 적용된 상업화 의약품을 확보했다.

◇3분기 누적 현금성자산 452억, 연구개발비·시설투자 예고

하지만 매출, 영업이익과 달리 현금흐름 관점에서 보면 알테오젠의 재무 사정은 아직 안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알테오젠의 작년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29억원 순유입으로 전년 동기 325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868억원의 순유출로 전년 동기 441억원의 순유출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단기금융상품 취득에만 2957억원이 투입됐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의 경우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으로 157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현금흐름 관점에서 보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돈 이상으로 투자 지출이 많고 이를 시장 조달로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배당에 나선다는 점은 상당히 모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알테오젠의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52억원이다. 이번 배당금 총액이 200억원임을 감안하면 보유 현금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를 배당에 투입하는 셈이다.


유동자산 4161억원 중 3106억원이 단기금융상품으로 유동성은 확보돼 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1조6195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벌어들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올해 초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향후 3년간 배당을 유보한 바 있다.

알테오젠은 신약 개발 등 연구개발비 투입과 함께 시설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키트루다SC 원료 생산을 위한 공장 설립에 돌입했다. 자체 시설을 통해 SC제형 제품의 원료를 국내에서 직접 제조해 글로벌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연구개발비는 323억원이다.

알테오젠의 배당 의지는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계획과도 맞물린다. 최근 창업주 박순재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을 대표로 내세웠다. 코스피 상장사에 걸맞은 지배구조 정비에 속도를 내는 한편 주주환원 정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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